BUMP OF CHICKEN “Iris” 전곡 해설 | 5년 만의 10집 앨범을 철저 해부
BUMP OF CHICKEN이 새 앨범 『Iris』를 발매했다. 이번 작품은, 밴드에 있어서 5년만의 10번째의 정규 앨범이다.
BUMP OF CHICKEN은 후지와라 모토오(Vo/Gt), 마스카와 히로아키(Gt), 나오이 요시후미(Ba), 마스 히데오(Dr)의 4인조 밴드. 치바현 사쿠라시에서 자라, 유치원부터의 소꿉 친구인 4명은, 중학교 시절에 문화제를 향해 밴드를 결성. 중학교 졸업 후에도 밴드를 계속해, 1995년부터 오리지날 곡의 제작을 시동하여, 1996년에 밴드명을 BUMP OF CHICKEN으로 고쳤다. 처음으로 4명이 공개된 자리에서 연주한 1996년 2월 11일을 밴드의 결성기념일로 정하고 있다.
인디즈 시대는, 치바나 도쿄 시모키타자와의 라이브하우스를 중심으로 활동. 데모 음원을 판매하면 즉시 매진될 정도로 인기였다. 인디 뮤직의 정보 발신 기지로서 음악 팬에게 친숙했던 시모키타자와의 CD숍 하이라인 레코즈(2008년에 폐점)에서는, 그들의 데모 테이프가 거의 매월 매상 TOP10에 드는 등, 당시부터 압도적인 인기를 누렸다. 해당 점포 직계 인디즈 레이블에서 1999년에 발매한 데뷔 앨범 『FLAME VEIN』을 발매하자, 이쪽도 순식간에 화제가 되었다.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이라고 하면 멜로코어 붐이 한창이었지만, BUMP OF CHICKEN, ASIAN KUNG-FU GENERATION, ACIDMAN, 스트레이테너, 후지패브릭 등의 브레이크가 계기가 되어, 2000년대 전반에는 "시모키타계 기타 락"이라는 장르가 확립된다. 질주감과 애절함을 가득히 채운 기타 록 사운드, 후지와라의 우화적이면서 일상의 깨달음으로 착지하는 가사를 담은 BUMP OF CHICKEN의 음악성에 대한 리스펙트를 공언하고 있는 아티스트는 많아, 2024년 현재의 일본 음악 씬에서 그들에게 영향을 받지 않은 아티스트를 찾는 것이 어려울 것이다.
2000년에 토이즈팩토리로부터 메이저 데뷔한 BUMP OF CHICKEN은, 「천체관측」(2001년), 「플라네타리움」(2005년), 「카르마」(2005년), 「꽃의 이름」(2007년) 등의 히트곡을 세상에 냈고, 『유그드라실』(2004년), 『orbital period』(2007년), 『COSMONAUT』(2010년) 등의 명반을 발표했다. 2014년은, 하츠네 미쿠를 맞이한 첫 피쳐링 곡 「ray feat. HATSUNE MIKU」를 릴리스해, 첫 도쿄 돔 공연을 개최하는 등, 새로운 시도가 가득한 한 해가. 2015년 말에는 『NHK 홍백가합전』에 첫 출연해, 「ray」를 선보였다. 2015년 이후에도 「Hello, world!」(2015년), 「아카시아」(2020년), 「일곱 빛깔」(2021년), 「SOUVENIR」(2022년) 등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악곡을 릴리스하고 있다.
2020~2024년 싱글곡을 망라적으로 수록한 새 앨범 『Iris』는 13곡 중 10곡이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 등의 주제가라는 경이로운 타이업률이다. 타이업의 폭은 넓고, 예를 들면, 「일곱 빛깔」은 "아사도라" NHK 연속 TV 소설 『어서와 모네』의 주제가이며, 「SOUVENIR」는 TV 애니메이션 『SPY×FAMILY』제2쿨 오프닝 주제가, 「Small world」는 영화 『영화 스미코구라시 푸른 달밤의 마법의 아이』주제가로, 아이들에게 인기인 작품과도 태그를 짜고 있다. 「창문 속에서」는 18세 세대 1000명과 아티스트가 한 번뿐인 퍼포먼스를 실시하는 기획인 NHK 『18제』테마송으로, 현재는 방송중인 TBS계 화요드라마 「사이온지 씨는 집안일을 하지 않아」의 주제가 「strawberry」가 화제 비등중. BUMP OF CHICKEN의 악곡이 폭넓은 세대의 사람으로부터 요구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앨범 제목인 『Iris』는 홍채를 말한다. 사람은 애초에 고독하고, 목적도, 향하는 방향도 각각 다르지만, 소중히 하고 싶은 것에 핀트를 맞췄을 때, 강 건너에 있는 누군가와 문득 시선이 부딪치는 일이 있다. 본질적으로 뭔가 통하는 것을 가진 타인과의 "만남", 그 고귀함이, 앨범의 어느 곡에서도 불리고 있다. BUMP OF CHICKEN에게 있어서, 제작이나 라이브를 시작으로 한 음악 활동은, 만나야 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한 행위일 것이다. 그럼 수록곡을 순서대로 살펴보자.
1. Sleep Walking Orchestra
앨범의 여러 곡의 가사에 등장하는 「창문」이란 아마도 개인과 사회의 경계의 표상일 것이다. 이 곡에서는, 〈바깥에서부터 창문을 통과한 빛이 마루에 만든 첫 친구〉였던 주인공이, 밖으로 한 발 내디뎠을 때의 심정을 노래하고 있다. 인트로는 켈트/아이리시 계열이지만 북유럽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의 요소가 뒤섞인 다국적 악곡. 모르는 나라이지만 어딘가 그리운 느낌이 드는 절묘한 사운드가 울리고 있다. 이야기적이면서도 듣는 이의 일상에 연결되는 메시지를 늘 발신하고 있는 BUMP OF CHICKEN의 세계관이 새로운 형태로 표출된 인상이다.
2. 일곱 빛깔
기상(気象)을 모티브로 인생을 노래한 곡. 전곡 「Sleep Walking Orchestra」부터 이어져 「어제 무슨 일이 있어도 아침은 온다」, 「아침과 밤은 계속 순환하고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노래하고 있다. 드럼의 요츠우치(4つ打ち)는 사람의 보조(歩調)를 방불케 한다. 물웅덩이가 햇빛을 반사시켜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 등, 가사에 있어서는 인상적인 정경 묘사가 많고, 사운드에 있어서는 기타나 스트링스의 프레이징, 코러스 등이 상쾌함을 가져오고 있다. 종반에는 금관악기 팡파르도. 파란 하늘에 무지개를 보는 것 같다.
3. Gravity
부드러운 음색의 어쿠스틱 기타 리프와 함께, 만남의 따뜻함과 이별의 애절함을 노래한 미디엄 발라드. BUMP OF CHICKEN의 거의 전곡의 작사 작곡을 담당하는 후지와라는, 많은 사람에게 있어서의 "마음에 걸리는 것은 있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각" 를 표현하는 데 능한 사람이지만, 이 곡의 가사 또한 훌륭하다. 〈찾아낸 말 몇 개인가를 이어본들 멀어지네/지금 가장 전하고 싶은 마음이 가슴 속에서 목소리를 높여〉를 필두로, 멋진 프레이즈가 많이 있다.
4. SOUVENIR
힘찬 드럼의 필인으로 시작하면서, 고양감 넘치는 베이스 라인으로 바통 터치하는 인트로에 들뜨게 된다. 곡중에 다양한 전개가 있고, 후지와라의 보컬리제이션도 다양하지만, 경쾌한 기타 커팅을 악곡의 얼굴로서 기능시킴으로써, "리드미컬하고 친숙하다"는 인상으로 전체를 래핑. 정보가 가득차 있으면서도 빈곳이 있는 밸런스는, 캐리어를 거듭한 현재의 BUMP OF CHICKEN이기 때문에 실현할 수 있었을 것이다. 차분히 들으면서, 앙상블의 구축미를 맛볼 것을 추천한다.
5. Small World
노래와 기타의 이중주로 부드럽게 시작하면서, 이윽고 밴드 사운드로 전개되는 구성. 돔이나 아레나에서 라이브를 하는 이 밴드의 활동 규모는 결코 "작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생각하면 BUMP OF CHICKEN은, 넓은 회장에서도 막연히 많은 인원을 상대로 하는 것을 하지 않고, "모두"가 아닌 "너" 에 대해 음악을 전해왔다. 평소의 생활은 어떤 느낌인지,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일지라도 음악은 리스너와 일상을 함께 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언어와 선율을 풀어낸다. 〈여러모로 형편없는 나는/이 길밖에 걸어올 수 없었어/될 수 있는 한 넘어지지 않도록/그리고 너를 만날 수 있었어〉라고 하는 노래의 시작은, 밴드와 리스너의 만남을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눈을 감고서부터 잠들 때까지의/나눠가질 수 없는 혼자만의 세상에서/반드시 마주하게 되는 외로움을/분명 너도 가지고 있지〉라고 상대를 생각하는 프레이즈로 연결되어 간다.
6. 크로노스타시스
한마디로 말하면 일렉트로 사운드지만, EDM에 접근한 『Butterflies』(2016년) 때와는 또 다른 어프로치. 소리의 여백이 돋보이는 사운드 디자인에서 느끼는 것은 글로벌 팝에 대한 접근이다. 커리어에 안주하지 않고 현재의 트렌드에 따른 소리 만들기를 실시하는 밴드의 자세를 엿볼 수 있다. 가사에서는 교묘한 비유 표현이 듬뿍 사용되고 있다.
7. Flare
밴드 결성 25주년 기념일, 2021년 2월 11일에 발매된 악곡. 밴드의 뿌리와도 연결되는 블루그래스계의 기타 프레이즈로부터 시작되는 곡으로, 인간은 본래적으로 고독한 생물이라는 전제 하에, 그 사람을 그 사람으로 만드는 것=등불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애니버서리를 화려하게 축하하기 위한 곡이라기보다는, 밴드가 계속 불러 온 것을 재차, 정중하게 형태화한 곡이라는 인상. 그 정직한 자세에 BUMP OF CHICKEN다움을 느낀다.
8. 해후
피아노의 깊은 울림과 요나누키(四七抜き) 음계에 가까운 멜로디, 〈밤에 칠해진 수면에 달이 그어온 백은의 길〉이라는 정경 묘사가 신비로운 서두를 거쳐 복잡함을 동반하면서 프로그레시브하게 전개되는 곡. 〈죽을 때까지 메워지지 않는 마음의 구멍이 네가 없는 미래를 살라고 그렇게 부르짖어〉라고 하는 것처럼, 아마도 남겨진 이의 노래로, 악곡의 전개나 사운드는 주인공의 감정의 기복과 함께한다. 2절 A멜로와 B멜로 사이에 마련된 D멜로의 격렬한 음상, 〈곁에 있어줘〉 〈사라지지 마〉라고 반복해서 기원하는 가사는 특히 선열하다. 라스트는 보코더 보이스로 〈반드시 다시 한번 만날 수 있어〉라고 부르고 있다. 이는 주인공의 마음의 소리가 아니라, 음악으로 빛을 그리려는 제작자의 목소리일 것이다.
9. 청의 삭일(푸른 초하루)
이번 작품에 첫 수록된 신곡. 제목에 있는 「삭일」이란 초하룻날(=신월)을 가리키는 말. 즉 우리가 있는 곳에는 햇빛도 달빛도 닿지 않은 상태에서, 〈끝나지 않는 밤의 도중 등불을 잊은 하늘에는/돌아갈 수 없는 날의 약속을 카시오페아 대신에〉라고 하는 노래의 시작으로부터, 횃불을 손에 들고, 인생이라고 하는 길을 걷고 있는 것 같은 이미지가 떠오른다. 불꽃이라는 모티브는 「Flare」와 공통되고 있기 때문에, 이 곡에서도 밴드와 리스너의 관계를 부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상상하는 것이 가능하다.
10. strawberry
노래를 중심으로 구성된 매우 심플한 발라드. 보컬의 첫 번째 말 〈얼마나〉의 멜로디는 후지와라 모토오 특유의 것으로, 드라마 「사이온지 씨는 집안일을 하지 않아」의 극중에서 흐를 때마다 BUMP OF CHICKEN다움을 느끼고 기뻐하고 있던 팬도 적지 않을 것이다. 가족이 주제인 드라마인 만큼 이 곡에서도 타인과의 관계성에 대해 부르고 있다. 포인트는, 〈아아 적어도 떨어지고 싶지 않아 흘러넘치기 전에/받아줄 수 있게 해 줘 혼자 두지 말아줘〉라는 메시지 직전에, 〈이렇게나 가까이에 있어도/그 눈물은 너만의 것이니까〉라는 문구가 배치되어 있는 것. 이 표현에는 「사람과 사람은 완전히 서로를 알지 못한다」는 전제뿐만 아니라 「너만의 경험으로 구성된 너만의 인생과 인격을 존중하고 싶다」는 마음도 담겨 있는 것 같다.
11. 창문 속에서
6분 42초에 이르는 대곡. 스트링스, 브라스와 함께 웅장한 사운드스케이프를 그리며 전개해나가, 가스펠적인 축제감을 띠며 피날레를 맞이한다. 2절 후렴구의 라스트에는 클라이맥스급 롱톤이 있는데, 이후 더 큰 D멜로가 기다리고 있다. 에너지가 가라앉지 않고 넘치는 듯한 구성이다. 두꺼운 하모니나 코러스 어레인지가 들을 포인트인 어레인지와 함께, 가사에서는 합창이나 목소리의 겹침을 모티브로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누구에게 동조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목소리를 소중히 해야만 다른 사람과의 우연한 만남을 기뻐할 수 있다는 것, 그 기쁨은 「혼자라도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음을 노래하고 있다.
12.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과 함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증 확대의 영향으로 2년 8개월 만의 유관객 라이브가 된, 2022년의 치바 마쿠하리 멧세 국제 전시장 공연에서 첫선을 보인 곡. 〈조금 더 힘낼 수 있을까〉 등 리얼한 심경의 토로를 거쳐, 라스트는 〈일하길 멈추지 않는 심장〉이라고 하는 프레이즈에 착지한다. 막힐 뻔해도 손을 움직이며 제작으로 마음을 간직했던 코로나19 시기의 밴드의 다큐멘터리 같은 곡이다. 또한, 잔향을 듬뿍 살린 사운드 디자인이 신선. 라이브가 없어 제작에 집중하던 기간에 태어난 곡이기에 다른 곡들과는 색다른 접근법으로 다가왔을 수도 있다.
13. 아카시아
앨범의 엔딩을 담당하는 상쾌한 어퍼튠. BUMP OF CHICKEN의 악곡에는 드물게, 후렴구에는 주고받는 파트가 있지만, 후지와라는, 라이브에서 「예이」라고 부르면 관객이 「예이」라고 돌려 줄 것이라고 상상하면서 이 부분을 썼다고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NG인 라이브가 이어지던 기간이 밝았고, 2023년 투어에서는 관객과의 목소리 교환이 처음으로 성사돼 큰 감동에 휩싸였다. 그 감동과 함께 밴드와 팬들의 기억에 깊이 새겨져 있을 악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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