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gito Ergo Sum [1105120]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3-03-09 21:3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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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수험생활에 도움될 만한 10가지 이야기 -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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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 https://orbi.kr/00062187037


안녕하세요.


1편을 올렸을 때 나름 유익했던 것 같아 2편도 써봤습니다. 아래 설명은 1편과 같습니다.


칼럼을 쓰다 보면 가끔은, 넣고 싶은 내용인데 한 편으로 다루기에는 길이가 애매하고 그런 것들이 있습니다. 오늘 글은 말하자면 짧은 칼럼 모음인데, 각 과목별로 직접적인 공부 내용에 관한 것일 수도 있고, 공부 습관이나 마음가짐에 관련된 것도 있을 겁니다.


한 마디로 쓰고 싶었던 다양한 주제의 짧은 이야기들을 모아서 올리는 글입니다.

순서 상관없이 다 읽어볼 만한 이야기들이었으면 좋겠네요.



1. 노력 vs. 노력의 부재

노력이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이 부분은 어쩌면 위로하기 위해 쓰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진심으로 하는 말입니다. 내가 아무리 노력했다고 한들, 입시라는 건 언제나 운이 따라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2022 수능에서 수학을 망쳤습니다. 물론 망쳐도 최상위권 기준으로 망친 거라지만, 어쨌든 복학해야 할 (= 고려대 일반과도 못 갈) 성적일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 해의 국어가 전례없이 어려웠고, 저는 이때까지 풀어본 시험 중 가장 쉽게 풀었습니다. (물론 과몰입 때문에 비문학만 다 맞고 또 문학을 틀렸지만..)


다들 이런 얘기를 하면 열심히 했으니까 그런 거라고 좋게 말씀해주시지만, 이게 운의 영향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전 국민이 어려워하는데 나만 쉬운 시험이 제 인생에 다시 찾아올 가능성은 무척 희박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반대로 얘기해서, 입시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노력이 부족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니 자책할 이유가 없습니다. 정말로 공부를 안 한, 그러니까 자책해야 할 만한 사람들은 알아서 잘 하실 테니 넘기도록 하고..


그러나 노력의 부재는 대부분 실패를 가져옵니다. 아무리 노력과 재능에 대한 설전이 난무해도 수험생은 '노력'이라는 걸 놓지 않습니다. 정말 타고난 천재가 아니고서야 노력하지 않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기 때문이겠죠.


2. 슬럼프 극복

슬럼프는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특히 한여름으로 접어드는 7~8월에는 대부분 어떤 방식으로든 슬럼프를 경험할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당연한 현상을 놓고, "지금 게을러지면 수능 망하는 거야. 슬럼프 같은 건 핑계야."라는 마음가짐으로 공부를 계속 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슬럼프를 인정하지 않은 거죠. 이런 경우 슬럼프의 지속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차피 슬럼프는 누구에게나 오기에, 언제나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합니다. 오히려 슬럼프가 찾아왔다는 건 내가 이때까지 열심히 달려왔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저처럼 더 몰아붙여서 극복할 수도 있겠지만, 이건 누군가에게는 위험한 도박수일 지도 모릅니다. 슬럼프가 찾아오면 잠깐은 쉬어주는 게 제일 좋습니다.


3. 지키면 좋은 공부 습관

공부 습관은 저마다 다 다릅니다. 한 과목만 쭉 공부하다가 그 날 할 분량이 끝나면 다른 과목으로 갈아타거나, 아니면 이것저것 시간을 쪼개서 골고루 공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세부 습관의 측면에서는 딱히 할 말이 없으나, 하나 지켰으면 좋겠을 공부 습관이 있습니다.


바로 아침에 국어 공부하기와 점심 먹고 영어 공부하기입니다.


사실 수학이나 탐구의 경우 컨디션의 지장을 덜 받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중간에 있기도 하고 과목 자체의 특성이 그렇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탐구가 지장을 덜 받는다는 것도 과탐 한정이지, 사탐은 지장이 아예 없습니다. 밤새고 풀어도 50점이 나와야 하죠.


그렇기 때문에 다른 건 알아서 하되, 아침에 머리가 덜 깼을 때의 국어 공부와, 점심 먹고 졸린 순간의 영어 공부는 지켜주는 편이 좋습니다.


4. 공부하는 이유 - 2

저번 글에서도 공부를 하는 이유를 설명하긴 했었는데 이번에는 좀 다른 맥락으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저는 학창 시절에 음악 쪽 진로를 꿈꿨습니다만, 예체능에서 압도적인 재능이란 어떤 것인지 체감하고 나서는 빠르게 마음을 정리했습니다. 자세히 얘기하진 않겠지만, 미술이든 음악이든 체육이든 다들 그런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겁니다.


공부는, 특별하게 무언가를 잘하는 게 없는 사람이(심지어는 지금 당장 꿈이 없는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도, 나중에 뭘 하더라도 학력(을 포함한 공부로 얻을 수 있는 스펙들)이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학벌주의가 잘못되었다고 말하지만.. 그건 일상에서 학벌만으로 사람을 비하하거나 무시하는 걸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학벌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분야에서 일한다면 이를 배제할 수는 없죠.


5. 실전 판단 vs. 평소 공부

국어라는 과목에 있어 당연한 이야기인데 잘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쓰는 글입니다. 평소 공부를 할 때는 세세한 것까지 다 알아야 하고, 사후적인 풀이라고도 할 수 있는, 기타 배경 지식 활용 등도 잘 익혀놔야 합니다.


그러나 실전에서 판단할 때는 모든 걸 다 알 수도 없거니와, 특히나 '선지의 엄밀성'에 너무 집착할 이유가 없습니다. 평가원에서 애매한 선지를 내는 경우가 많지만, 언제나 강조하듯 '모든 부분이 애매한 문제'는 나오지 않습니다. 다소 간단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실전과 공부를 분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평소에 갖고 있으면 실전에서 덜 당황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6. 정보량 줄이기

수능 국어에서는 정보량이 많은 지문을 제시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정보량 줄이기라니, 정말 우리가 글을 편집하고 조작할 수 있을까요? 아마 상위권 학생들은 눈치채셨겠지만, 이 '정보량 줄이기'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으면 시간 관리에서 엄청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됩니다.


문학에서도 의미가 있는 게, 예를 들어 어떤 대화 맥락을 제시한다고 할 때, 10줄 분량이 나오더라도 "아 이건 A가 B를 원망하는 상황이구나."와 같이 '나만의 말'로 정리하면 시간 단축에 도움이 됩니다. 그러다가 중요한 부분을 놓치면 어떡하나요? 


여기에 대한 해답은 읽는 무게를 조절하는 데 있습니다. 기출 분석이 유의미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어떤 부분은 단어 하나하나까지 체크해서 읽어야 하고, 또 어떤 부분은 그냥 한마디로 요약해서 압축해도 상관없는지 판단할 수 있어야겠죠.


비문학은 문학보다도 훨씬 더 효과가 큽니다. 제시된 문장을 '나만의 말'로 이해하고, 한 문장 안에 제시된 개념을 파악하고, 맥락상 동의어들을 연결하면 '실질적인' 정보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지금 저는 몇 년 간 생각해왔던 것들이 명료하게 기쁜 마음인데, 그만큼 최상위권에 도달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바로 이 정보량 줄이기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방법에 관한 건 이때까지 썼던 칼럼으로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7. 의미없는 조언

원래는 국어 관련으로 쓰려고 했던 글인데, 생각해보니 모든 과목에 적용되는 이야기인 듯합니다. 가끔 보면 "고정 1등급인데, 만점에 가까운 실력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1등급~2등급 진동인데 안정적인 1등급은 어떻게 달성하냐요?"와 같은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물론 그에 대한 아주 진부하고도 명확한 답은, "개념 정확히 잡고 문제 풀이량 늘리세요."겠지만, 그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알지 못 합니다.


한 마디로 조언을 받을 필요가 없는 실력을 가진 수험생이, 조언을 구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입니다.

노베이스 학생의 공부 방향이라든가, 3~4등급 학생들이 난관에 봉착하는 '개념의 모호성'은 조언을 받았을 때 그 의미가 꽤나 큰 편입니다. 그러나 특정 수준 이상부터는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나가야 하는 것이지 남들이 해결책을 알려주기는 어렵습니다.


단적인 예로, 저는 수능 국어에 리트 공부는 전혀 필요없다 생각하고, 실제로 22 불수능을 손쉽게 풀었던 축에 속하지만 리트를 공부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만약 어떤 수험생이 주간 리트라는 책을 풀고 백분위 100을 달성했다면요? (리트 도서는 생각이 잘 안 나서.. 제가 그나마 검토해봤던 걸로 적었습니다.)


그럼 그 학생의 공부법은 그게 맞는 겁니다. 리트 공부로 국어 백분위 100을 찍었는데 잘못된 공부라니, 말이 안 되는 이야기겠죠. 반대로 저는 리트를 공부하지 않았으니 국어 고득점에 적합하지 않은 공부법을 활용한 것일까요? 


일정 수준 이상에서는 스스로 해답을 찾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건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전에 서울대 뱃지를 달고 저에게 국어 조언을 부탁하던 분이 계셨는데, 그때 들려드린 이야기를 거의 가져온 느낌이네요.


8. 남들과 다른 길을 걷는다는 것

이건 주로 고3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입니다. 학교에서는 보통 수시를 밀어주기 때문에 정시 준비를 하려면 눈치도 많이 봐야 하고 여러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해보면, 절대 다수가 수시로 진학함에도 학교의 정규 수업조차 따라가지 않고 독자 노선으로 정시를 준비하는 건데, 그게 쉬우면 이상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남들과 다른 길을 걷는다면 그런 어려움도 감수해야 하고, 그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3학년 때 내신 선택 과목이 생윤 한지 사문 이렇게 3개였는데 수업 시간마다 동사/세계사를 공부했습니다. 수업 시간에 뺏겨도, 받으러 가서는 점수로 증명하겠다고 말했었죠.


지금 와서는 학평/모평 점수가 아무 의미 없는 걸 알지만 4월 6월 모두 동사/세계사 1등급이었습니다. 당연히 그때부터는 뭐라하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성공 수기나 그런 걸 보고 낭만 있게(?) 정시를 준비하는 건 괜찮지만, 뭔가를 선택했으면 언제나 책임을 질 수밖에 없습니다.


9. 언제나 배신하는 과목

8번에 이어지는 이야기인데, 탐구는 언제나 수능날 수험생을 배신합니다. 6월에는 그냥 1등급도 아니고 둘 다 만점이었는데, 수능에는 무슨 처음 보는 이야기가 나와서 손도 못 대고 망해버렸죠. 재수생 이상부터는 다들 아는 이야기일 텐데, 유독 현역 때만 자신감이 넘쳐서 체감하지 못하는 듯합니다.


그럼 현역 때 만점 받은 사람은 뭐냐..라는 질문도 있는데, 그 사람들도 배신당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수능날 뒤통수를 맞아도 점수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한 것뿐이죠. 실제로 저는 재수 때 탐구 두 과목 모두 만점을 받았지만, 그때 난이도는 정말..


왜 하반기에 접어들면 수많은 입시 전문가, 칼럼러들이 탐구를 놓지 말라고 하는지 알게 되실 듯합니다. 미리 알고 있다면 대비할 수 있습니다. 


10. 무식한 공부

효율적인 공부 방법을 찾는 건 언제나 옳습니다. 그러나 남들의 이야기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식으로 흘러가서는 안 됩니다. 저는 공부 방법론에 대한 글을 1년에 2~3개 쓸까 말까 한데, 그 글조차도 사실 제가 겪어봤으니까 쓸 수 있는 글입니다.


공부 방향에 대한 점검은, 말 그대로 '방향'에 대한 점검입니다. 방향이 아예 반대가 아니라면, 다소 무식한 방법이라 할지라도 효과를 보기 어려운 게 절대 아닙니다. 그래서 예전에 성공 수기보다 실패 수기가 중요하다고 했었죠.


요즘처럼 컨텐츠의 홍수에 빠져 살아가는 수험생들은, 너무 다채로운(?) 효율을 추구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때로는 무식한 공부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거죠. 왜냐하면 효율적인 공부라는 건 결국 나에게 효율적이어야 하는데, 이건 누가 찾아주기가 쉽지 않은 영역입니다. 그러니 효율적으로 보이는 걸 참고해서 스스로 공부 방법을 만들어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벌써 2편이네요. 쓰다 보면 수험생활 100가지 이야기 같은 걸로 모여서 나오려나요 ㅋㅋ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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