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필 5수 연대생의 수능에 대한 짤막한 생각들..
안녕하세요. 이번에 군필 5수로 연대에 합격한 사람입니다. 군수를 했고요 입시에 대한 제 생각들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저도 수능중독이었고 수능중독에서 어떻게 바쪄나올수 있었는지..
1. 20대의 1년이 중요한 이유
흔히들 사람들이 대학가도 어차피 술만 퍼먹고 논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재수나 삼수쯤을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그런 케이요였고요. 왜 20대의 1년이 중요할까요? 제 생각이 정답은 아니지만 제 생각은요..
20대의 1년동안 대학을 다니며 술자리를 하고 동아리를 하는 사람은 사회성과 눈치가 발달되어 정상적인 성인, 사회구성원으로써 자라게 됩니다. 20대의 1년동안 입시만 하는 사람은 사회성과 눈치가 떨어지게 됩니다. 제가 그 케이스였습니다.
나름 학창시절 12년동안 6번의 학급임원을 하고 친구들도 많았다고 생각해서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3수를 하는 바람에 사람들이랑 어떻게 어울리는지를 까먹었고 훈련소에서 사회성과 눈치가 없다고 욕 정말 많이 먹었습니다.
공부만 하면은 자신만의 생각에 갇히게 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이것이 용인되는 말인지 판단이 어렵습니다.
만약 오르비나 포만한 같은 커뮤니티를 하면 더더욱 심각하죠.
커뮤니티의 생각들을 밖에서 얘기하지 않거든요. 그러나 혼자서 독재하면서 오르비를 한다면 밖에서 이것이 해도될말인지 아닌지 분간을 못 할 수도 있고 사람들이 거리를 둘 수 도 있습니다. 예..제 얘기입니다.. 훈련소에 정시와 수시, 의치한약수 입결에 대해 얘기 한적도 있습니다..
2.
커뮤니티를 그만두세요
저도 한때 포만한, 오르비 등 입시 커뮤니티에 빠졌던 사람으로서 말씀드리자면 사람이 망가집니다.
커뮤니티에선 사람을 수치화 시킵니다.
170 존잘, 180 평범. 의대생, 연대생 등등….
커뮤니티 사고에 쪄들어있던 저도 어느새 현실에서 사람을 그렇게 보더라고요.
저사람은 무슨대학에 다니네,키가 몇이네, 얼굴이 어떻네….
그런데 문제는 그게 제가 남을 그렇게 보는게 문제인것도 있는데 다른사람이 절 그렇게 볼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겁니다.
“사람들은 날 00대 다니니까 어떻게 어떻게 생각하겠지..”
<공정이라는 착각>에서 실력주의는 오만과 무력감을 낳는다고 했습니다.
커뮤니티를 하면 마치 학벌이 다 인 것같고 승자에게는 오만을 패배자에겐 무력감을 낳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을 학벌로 판단할때 저 스스로는 무력감을 느끼고 있던 것이죠.
또한 사람은 매력입니다.
키, 얼굴, 학벌이 아니라 매력.
그 사람에게서 뿜어져나오는 자신감, 여유. 그리고 잘 꾸미고 비전이 있는 사람.
이런게 현실에서 그 사람에게 나오는 매력이지
현실에서는 키, 학벌, 얼굴 등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더군요.
만약
“나는 못생겨서 사람들이 나랑 안놀아주고 나는 존못 아싸야.”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커뮤니티 사고에 절여졌음을 깨달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성이 부족할 수도 눈치가 없을 수도 잘 꾸미지 못해서일수도 등 매력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매력을 키우면
사람들이 좋아할 겁니다.
이미 타고난 키,얼굴, 학벌 등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건 커뮤니티 뿐입니다.
이것이 제가 이 글을 마지막으로 커뮤니티를 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3.
의치한약수가 돈을 잘 벌 수 있나? 미래에도?
르브론 제임스가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건 그 재능의 가치가 인정받는 사회에서 태어난 것이다.
투자은행 투자자가 경제과목 중학교 교사보다 돈을 많이 버는 건 그 재능의 가치를 사회에서 인정받기 때문이다.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나온 얘기 입니다.
만약 지금이 전쟁중이라면 군인이 가장 대우를 받을 것입니다.
의치한약수가 군인이나 소방관보다 많은 돈을 버는 것은 우연히 지금 사회가 그 공부라는 재능을 높이쳐줘서 그런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내가 가진 재능이 우연히 사회에서 높은 가치를 쳐주는 재능인것은 나의 노력의 결과가 아니며 도덕적 문제도 아니다. 단지 행운의 결과다.
10년뒤에 어떤 재능을 높이 쳐줄지 모릅니다.
자신이 원하는 과가 있으면 가는것도 좋고
의치한약수에 가지 못하더라도 실패하고 돈을 못버는 인생도 아니고.
1992년 배치표에서는 숙명여대 통계학과=서울 시립대 전자=고신대 의예과
지금은 전혀다르죠.
지금 의대를 못가도, 원하는 과를 못가도 절망하지 않으셔도 되지않을까.
이런건 운의 영역이잖아요.
공부 잘했으니까 돈 많이 벌어야한다? 그건 아닙니다.
돈은 사회의 운의 문제입니다.
4. 의대가 답인가?
저는 3수를 해도 의대를 못가서에 군대에 가서 다시했습니다. 의대는 참 가기 어려운거 같아요. 합격인증이 많지만 사실은 0.몇 프로대만 가는거잖아요? 의대를 못가는걸 인정하신다고 인생실패하는거 아닙니다.
저는 군대에서 특이한 경험을 합니다. 훈련소에서 사람들이랑 토론을 하는데 그게 너무 재밌는 겁니다.(감사하게도 저희 분대사람은 토론을 즐겨했습니다.) 그리고 장기자랑을 하고 사람들이랑 얘기하는데 그게 너무 재밌는 겁니다. 동기들, 간부들이랑 가끔 인생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데 그게 너무 재밌는 겁니다.
그때부터 고민했습니다. 내가 진짜 의대를 가고 싶나? 의치한약수가 안되면 컴공을 가서 개발자를 하려고 했는데 개발자가 맞나? 의사나 개발자. 그걸 하려고 하는 이유는 연봉과, 안정적인 직업, 사회적인 시선 그런 외부적인 요소이고, 제 내면 저란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고민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나라는 사람, 나의 특성. 의치한약수가 안정적이고 높은연봉, 사회적인 시선을 받을 수는 있지만 제 개인적인 특성까지 반영하지는 못합니다.계속 공부하는 것 보다 저는 말하고, 사람들이랑 어울리고, 그게 돈은 못벌지라도 저 스스로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까지 연고대 컴퓨터관련학과를 쓸지 연대 원하는 과를 쓸지 고민했습니다.
자기충족적 자기목적적 사람이 되자.
의치한약수 못 간 사람의 변명아니냐고?
그럴수도 있고.
도전이 좋고, 다양한 경험이 좋은사람이 동네병원에서 이비인후과를 하는게 안 맞을 수도 있는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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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의대에 원해서 합격한다면 가장 좋은 것이겠지요
어릴때 연세대 가고싶었는데 멋지네요!!!
말씀 정말 잘읽엇습니다 ㅎㅎ 저도 장수생으로서 공감가네요!
즐거운 학교생활 하시길바랍니다!
장수생 ㅠㅠ 수능을 마치고 같이 다음 문을 엽시다!
전부 공감되는 말뿐이네요
2번은 ㄹㅇ.. 커뮤니티적 사고에 절여지는건 정말 위험한것같습니다
남을 그렇게 수치화해서 보면 결국 자신도 그렇게 보게 됩니다. 나는 키가 작으니까 사람들이 안좋게 보겠지? 나는 학벌이 안좋으니까 사람들이 안좋게 보겠지? 스스로 외로워지는 길이죠.승자에겐 오만함을 패배자에겐 무력감을..
저희 아버지가 해준 말씀과 일맥상통하네요..!! 역시 입시 끝나면 오르비는 뜨는게 답인거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 :)
다음 문을 열어야 하니까요 ㅋㅋ 아버님도 좋은말씀 해주셨네요. 입시 결과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또 새로운 인생이 있길~
저도 군필 5수했는데 진짜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ㅠㅠ저도 3수 망치고 입대했을때 훈련소에서의 막막함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네요....앞으로 행복한 일만 있으시길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군필5수 와… 참 힘들었죠. 저는 그래도 의무소방이나 의무경찰 중 하나였는데도 참 힘들더라고요. 일반 육군에서 군수는 진짜 어나더레벨인듯해요…
저도 훈련소에서 막막했죠 ㅋㅋ 막 페급이라고 욕도 먹고 참 힘들었는데
결국 5수를 한게 삶에서 훌륭한 밑거름이 되겠죠..인내심과 나에대한 고민들..자신감..
5번 고속도로님도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저는 이제야 저라는 사람이 정화되고 정상인으로 돌아온거 같네요 ㅋㅋ
“사람들은 날 00대 다니니까 어떻게 어떻게 생각하겠지..”
이거때문에 정말 힘드네요 어렸을때부터 내가 좋은 대학에 가는건 당연하다고 믿고 자랐는데 내 생각만큼 입시가 되지 않으니 계속 시선이 신경쓰이네요 제가 그대학 사람밖에 안되는 사람 같고 1번에 써노신거처럼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도 잊게되고.. 태생 인싸였는데 말입니다 ㅠ
늘 부담이 됐던 학벌에 관한 컴플렉스가 학교를 다니면서 진심으로 공부하다보면 해결이 될지 막막하네요 누군가는 제 대학도 충분히 명문대라고 말하지만 그런 말은 안들어오고ㅠ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하필 좋은고등학교 나와서 눈만 높아져가지고 ㅋㅋ 건국대면 만족하고 다니면 되는데 괜히 좋은대학가고싶고 노는법도 까먹고 노는것을 악으로 취급하게 되고..
음…진심으로 공부한다고 사라지나? 제 생각을 말씀드려볼게요
학벌, 키, 외모 등등을 사람들이 안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우와하겠죠. 하지만 거기까지일뿐 그 다음부터는 사람이 괜찮은지, 매력은 있는지 등등의 가치도 개입하겠죠. 학벌이란것도 당연히 플러스요인이겠지만 절대적인건 아니라는겁니다. 만약 Sslxxl님이 어떤대학을 다니면 sky나오는사람보다 처음엔 주목을 못받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매력과 인간성등..보여줄 수 있는 무기는 많습니다.
학벌은 그냥 인정하시는게 어떨까요. 그래 내 학벌이란 무기는 여기까지. 다른걸 만들어보자
솔로지옥2 보셨나요? 결국 고졸인 김진영이 연대의대나온 의사와 한양대파경나온 증권가 사람 매력으로 다 이깁니다. 왜냐면 인간적으로 매력이있고 사람이 좋으니까.
여러군데의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다 느낀건데 생각보다 비슷한 사람이 많군요.. 모든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일단 님은 연대 결국 입학하신거 진짜 축하드려요 5수는 전 용기도 못냅니다 대단하시네요..!저도 연고라인 서성한 지원했는데 아마 전자는 저까지 안오고 끊길거 같아서 후자에 다니게 될거 같네요.. 물론 말씀하신 대로 학벌이 아닌 다른 무기를 지니려고 해야겠지만 이 학벌이란 놈때문에 나도 모르게 열등감있는 모습이 튀어나오거나 입시 미련이 대학에 다니면서도 튀어나올거 같아 고민이네요 아무리 사람들이 서연고 나와서 밥먹여주는거 아니다 하지만 늘 학벌이 꼬리표처럼 붙는다는게 참..미련이라..오래 묵은 열등감이라는게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걸 알기도 하고, 나이도 이미 현역도 아닌데 현역친구들과 어울릴순 있을지 또 괜히 열폭하는거는 아닐지부터 해서 답답합니다ㅠㅠ
아이고… 서성한도 너무 좋은 학교인데! 저도 모든 말씀 다 공감합니다. 남들은 30대에는 돈과 직업을 본다고 하지만 저희같이 입시를 오래한 사람들에겐 평생 따라붙을 꼬리표죠… 대학다니면서 다양한 활동을 해봅시다! 저도 작성자님도! 그러면 생각이 바뀔수도 있잖아요 저도 군대가서 직접 몸으로 부딪히면서 욕도 뒤지게 먹으면서 깨닫게 된 내용들이랑 현실을 살면 생각이 바뀌더라고요
분명 멋진 인생이 기다리고 있을겁니다. 응원합니다 ~
감사합니다
명필
감사합니다 ㅎㅎ
이정도 통찰력이면 어떤 길을 가시게 되더라도 충분히 성공하시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갓 성인이 된 20대 초반을 입시에만 매몰된 삶을 몇년 지내다보면 시야가 정말 좁아지는 느낌이라 공감가는 내용이 많았네요.
그쵸..훈련소 같은 분대사람 16명중 저만 장수생이었거든요. 다른친구들은 인턴도하고 학생회도 하고 공모전도 하고 뭔갈 많이 하는데 뭔가 시야도 달라지고 격차도 나는거 같고 그런 기분을 느꼈네요
아이러니하게도 수능판을 떠야 대학과 수능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걸 깨달아지는듯
20대 초반의 전부였으니까..미련이 남고 잘하고 싶은건 당연한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ㅋㅋ 차라리 애초부터 욕심이 없었으면 싶기도하고 근데 뭐 이제 끝난이상 또 열심히 살아야죠
좋은 글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
1번은 케바케니까.. 걸러듣는게 맞는데 얼추 맞다 생각합니다 제가 딱 삼수한 시기에 친구를 만났는데 사람하고 왜 눈을 못마주치냐고 친구가 그랬거든요 근데 이 글 보시는분은 너무 걱정하실건없을거 같네요 중고등학생때 교우관계 괜찮고 사회성 괜찮은분들은 사람 몇번 만나다보면 사회성 다시 회복 됩니다 저같은경우 배려심,그 눈치라는게 돌아왔네요
3수고 재수없으면 4수할수도 있는데
가끔씩 사람 만나서 그런지 사회성 눈치 하락은 못 느껴봤음... 정확히 n수한다고 눈치 보는 게 없어진다는 게 어떤건지 모르겠음
혼자선 알 수 없죠..
저 같은 경우엔
(1) 대화가 원할하지 않음. 공격적이거나 비판적이거나 tmi거나
(2)군대에서 일반적으로 공부만 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사회생활이나 눈치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음.
3수를 해도 사회성이 여전히좋거나/안좋아서 주변사람들이 말해주거나/안좋아도 주변사람들이 말을 안해주거나
저도 주변사람들이 말을 해주기전까지 사회성과 눈치가 없다는걸 몰랐습니다. 결국 저도 주변사람들이 말을 해줘서 알게되고 고치게 된거고요. 작성자님은 3가지중에 어느케이스인지는 저도 모르겠네요 ㅋㅋ
간단한 알바나 해봐야 알겠네요 ㅎㅎㅎ
혹시 애들이랑 어케 지낼지 생각해보신거 있나요...
그냥 뭐 욕심없이 지내면 되지 않을까요 ㅋㅋㅋ 같은 동기인데 24살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겠죠. 그냥 저는 동생들이니까 가끔 밥도 사주고 또 제 할일 동아리나 학생회나 열심히 하는데 그래도 저를 찾아주면 같이 놀고 안 찾아으면 그냥 제 할일 열심히하고. 제가 좋은 사람이고 나이 많다고 유세안부리면 같이 놀지않을까 싶긴해요 ㅋㅋ
존못이면 ㅅㅅ는 못함 ㅋㅋㅋ
자존감 박살은 추가고
"1992년 배치표에서는 숙명여대 통계학과=서울 시립대 전자=고신대 의예과"
와.. 상상도 안간다...ㅋㅋ
<공정이라는 착각>이라는 책을 읽어봤는데 미국도 똑같더라고요.
예전에는 집 가까운 대학을 간 경우도 많았는데 SAT가 도입되고 대학이 서열화되면서 점점 아이비리그 집중현상이 심화되었다.
한국도 예전에 비해 인서울경향이 심해지고 뭐… 비슷하다고 느꼈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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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감사합니다. 공정이라는 착각.. 정말 와닿는 말이네요.
커뮤니티에 쩌들어있는 모질이들이 꼭 공정타령하던데..
많은 깨달음을 얻고 갑니다 감사해요 그럼 00년생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