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보기> 문제 관점 잡기
안녕하세요 저번에 올린 문학 칼럼 글이 감사하게도 반응이 되게 좋아서 이번에는 제가 <보기>문제를 푸는 사고과정을 이번 6평 문학 문제들로 설명해드릴려고 합니다
이번 6평 24번입니다
<보기>문제는 보통 3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1. 시를 읽을 관점을 정해주는 보기
2. 시가 쓰여진 뒷배경 및 추가 정보를 제공하는 보기
3. 장황하게 쓰여있지만 정작 별로 도움이 안되는 보기
이 문제의 경우 1번 유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기>가 제시한 관점은 '죽을만큼 힘들다' 이게 전부입니다
그럼 선지를 살펴봅시다 원래 지문과 어느정도 대응해가면서 선지의 의도를 생각하는게 정석이지만 선지에 조금 더 집중하기 위해 그냥 풀어볼게요
1번 선지는 '임과 못만나서 너무 슬프다'
2번 선지는 '이별의 슬픔을 극복하겠다'
3번 선지는 '임이 그리워서 슬프다'
4번 선지는 '지금 상황이 바뀌지 않을거 같아 슬프다'
5번 선지는 '임을 원망함&슬프다'
이렇게 요약해놓고 보면 2번 선지가 혼자 관점을 벗어나고 5번 선지는 조금 거슬리는 정도입니다 5번선지는 지문을 보면 금방 지워지므로 답은 2번입니다
이 문제 이외에도 많은 기출문제들이 유사한 방식으로 풀리고 시 뿐만 아니라 소설 보기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6평 백주사 <보기>문제를 보겠습니다
이 문제의 경우 <보기> 마지막 줄에서 관점을 제시해주었습니다
'민중의 입장에서 백주사를 비판적으로 보아라'
이걸 바탕으로 5번선지를 보면 이상한 부분이 두군데 있습니다
1. 백주사의 시선으로 초점화한다는 것은 민중의 입장을 반영하지 못한다
2. 만일 백주사의 시선으로 초점화 하는것이 허용되어도 독자가 통쾌함을 느낄지 알 수 없다
1번의 경우는 <보기>의 관점과 어긋나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그럼 2번은 뭐가 문제인걸까요? 백주사의 시선으로 초점화 되면 <보기>에 따라 백주사와의 거리가 줄어들어 상황을 더 잘 알 수 있게됩니다
하지만 백주사가 민중들에게 당하고 재산을 빼앗기고 집이 부서지는 그런 상황을 보았을 때 독자중 누군가는 통쾌함을 느낄수도 있지만 또 누군가는 연민을 느낄수도 있습니다
즉 판단이 불가능한 영역입니다
이러한 출제 패턴은 2020수능 윤동주-바람이 불어 문제에서도 보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 문제를 푸실 때 ㄴ.바람이 자꾸 부는데 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 여기서 ~데=but 이니까 바람은 나를 방해하지만 나는 반석위에 섰다 라고 푸십니다
결론적으로 답은 맞지만 이러한 풀이는 제가 생각하기에 올바른거 같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보기>관점을 정리 해보았을 때 '공기와 바람이 대상에 영향을 준다'로 정리되고 그에 따라 1번선지~5번선지를 읽어보신다면 2번선지 혼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확정지었습니다
즉 판단 불가능한 영역을 판단해버린거죠
기출은 반복되고 출제 패턴이 유사한 문학 문제는 정말 많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은 1달간 후회없이 수험생활 파이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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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수험생이라서 다음 칼럼은 수능 끝나고 올거 같네요..ㅠㅠ 그리고 언제나 질문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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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오 진짜 잘쓰셨다,,ㄷㄷㄷ
근데 이거보고 든 생각이 평가원이 좀 빡치는게 답이되는 선지는 저렇게 명확하게 판단불가한 영역을 침범하거나 명시적으로 불일치되게끔 설정하는데 답이 되지않는 선지들은 몇몇개가 판단불가한 영역을 넘을듯 말듯하면서 이럴수도 있는데 저럴수도 있지아늠? 이런식으로 선지약화시키고 강화시키는게 킹받음.. 허수라서 맞는얘긴지는 잘 모르겠찌만...
저는 그래서 실전에서는 보기 문제 풀때 선지 끝까지 다 읽는 편이에요 중간에 손가락걸기 잘못했다가는 맞출 문제도 날려서 ㅠㅠ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이신가보네...멋져요 !
네,,? 아닙니다 ㅠㅠ 목표학부..
ㅆㄱㄴ
문학에서 선지를 먼저 보고 판단해서 거를 건 거르고,
못 거르는 선지들은 해당 부분만 지문으로 찾아가서 판단하는 식으로 문학을 푸는 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의미 묻는거 아니고 그냥 지문 내용 그대로 박아놓고 서술하는 선지는 앵간히 다 판단돼서유ㅠ 시 파트 한정이요! 소설 말고
1차 필터링식으로 몇몇 선지들은 직관적으로 거르는거는 좋아요 저도 그러는거 같습니다
오 그러네?,,
이방식으로 마지막 문학 기출분석 끝내야겠다
깔끔 그 자체네요
그래서 자도사 같은 건 저는 뇌빼고 쭉 읽은 다음에 답은 2번이겠네 라고 생각 -> 본문에 제시된 부분 확인 -> 2번을 정답으로 확정
이렇게 풀었던 거 같아요
지금 칼럼으로 정리 중인데 이 글만 체화해도 문학 시간 단축에 도움이 많이 되겠네요.
그럼 문학 지문은 아예 안읽거 푸신곤가뇨??
언제나 텍스트는 가장 우선적으로 읽습니다.
텍스트의 본질을 훼손하는 내용은 나오지 않음을 알고 있으니 확신을 가지고 풀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아마 발췌독을 하는 것이 아닌지 궁금하신 듯한데 발췌독 전혀 안 하고, 지문에서 안 읽는 부분은 없습니다..! 당연히 빨리 읽는 부분은 있습니다
제 경우를 말씀드리자면 소설은 다 읽고 시는 그 시의 주제만 잡자는 생각으로 편안하게 읽어나가다가 반복되는 느낌이 들면 과감하게 문제로 가는거 같아요
근래 본 국어 칼럼 중에 제일 도움 되었네요 문학 선지 판단 애매한 경우에 어떻게 해야하나 기준점이 불명확했는데 덕분에 문학 기출 재분석할 도구 얻었습니다 감사해요
실모풀면서 비슷하게 풀었는데 뭔가 찝찝했는데 휴
나름 정석이긴했네
선지에 여지가 없고 단정적이면 답인 경우가 많았다는걸꺼요?
평가원 기준 출제자의 입장에서 답선지를 애매하게 내기 힘들다보니 문장 구성 방식이나 표현에 있어서 단정적으로 많이 쓰는거 같긴 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문제를 푸는거는 조금 위험할거같네여..시간 부족할 때 최후의 수단으로 가져가시거나 선지 판단에 있어서 우선순위 정할 때 사용하는게 좋아보입니당
죄송한데 이거 그냥 김재훈쌤 수업 그대로 복기한거 밖에 안되는것 같은데 이런식으로 올리는건 좀 아니지 않나요?
3문제 중 2문제는 심지어 이번주에 수업하신거네요.
저도 김재훈 쌤 수업듣고 존경합니다 윗 댓글 보시면 아시겠지만 김재훈쌤에게 배운거를 토대로 제가 기출분석하면서 느낀점을 썼다고 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 내용을 이번주에 수업하셨다고 했는데 제가 참고한 백주사 예시의 경우 6평 끝나고 수업하셨던걸로 기억합니다 파이널 1차시에 백주사지문에 대한 수업을 진행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확실한건 단순히 수업내용을 배껴 적을라는 의도는 없었고 저도 김재훈쌤한테 큰 도움을 얻고 문학에 대해 얻은거를 어떻게 저만의 언어로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서 적은 글입니다
6모 향아도 해주세요!
평가원의 출제 원리는 간단합니다. 주제를 출제해요.
6평 자도사의 내용은 매우 슬퍼하는 즉 체념의 시입니다. 문학에서 슬픈 상황을 다룰 때 언제나 단 2가지 유형이 존재합니다. 체념이냐 극복이냐. 이 개념은 매우 자주 3점 보기 문제로 나오며 저 두 단어가 직접 선지에 등장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 두 단어를 만나면 바로 이게 체념이 맞나 극복이 맞나 생각해보면 답을 고르기 쉽습니다. 자도사니까 체념 쪽이 맞겠죠. 그게 주제니까요.
백주사의 시선에 대한 문제의 경우 이 작품에 대한 문학사적 의의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채만식의 소설은 여러 특징이 있지만 미스터방의 경우 여러 시선에서 작품을 서술한다는 것이 특징일 겁니다. 그 여러 시선 중 주제와 밀접한 시선은 무엇일까요?
아마, 민중의 시선 즉, 백주사와 미스터방이 잘못되었음을 인지할 수 있는 시선입니다. 이 시선이 이 소설의 근간이 되는 시선이죠. 그래서 하필 시선 문제를 낸 거에요. 그래서 주제를 아냐 즉, 민중의 시선이 이 소설임을 아는가? 에 대한 물음이 저 문항으로 구체화되었다고 보시면 기출 분석을 잘하실 수 있을 겁니다.
윤동주 바람이 불어 작품의 경우 주제를 생각해봅시다. 바람과 강물은 흐르지만 나 혼자 정체되어 반성한다. 라는 게 주제입니다. 그러므로, 바람은 내 성찰이 시작된 계기이며 완벽한 이상적 존재는 아니지만 나보다는 나은 존재입니다. 그러나 2번 선지는 나의 정체된 모습의 원인을 바람으로 꼽으니 바람을 전혀 반대로 해석한 셈입니다. 주제를 정반대로 해석한 것이죠.
판단 불가능한 영역에 대해 서술해주셨는데 아마 대부분은 잘 통할 겁니다. 왜냐하면, 가장 deep한 판단을 한다는 거 자체가 피상적 서술이 아닌 ‘주제’와 관련된 부분까지 건드는 거니까, 단순 팩트 체크가 아닌 깊은 부분이 나올 때 이를 판단 불가 영역으로 규정하셔서 답으로 고른다는 거 자체가 결국 주제와 관련된 선지를 고르고 계신다는 겁니다. 하지만 조금 더 정제한 표현은 결국 주제와 관련된 선지를 고르시는 겁니다. 제가 말하는 이 주제와 관련된 것이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판단 불가에 대한 내용의 선지에 포함될 겁니다. 그러면 상관없는 거 아니냐고 질문을 하신다면, 판단 불가할 것으로 보이나 결국 판단하여 주제로 풀어야 풀리는 문제가 옛기출에 상당 포진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앞으로 문학이 점차 어려워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선생님의 안정적이고 빠른 문학 만점을 위해서는 옛기출(13이하, 특히 문학의 경우 02 이럴 때는 정말 어려움)에 대한 분석을 해보시며 선생님의 스타일을 좀 더 강화하시길 권합니다. 좋은 칼럼 감사합니다.
와 어제 이글보고 저가 '근데 판단불가능해보이는데 판단해버리는 지문도 몇개있지않았나?'라고 의문점을 가졌었는데 그 의문점이 우연히 다시 댓글보다가 바로 해소됬네요,,
원래 평가원은 비문학에서 결국 주제가 핵심이라고 생각했는데, 문학 관련해서도 이렇게 주제가 핵심이란 걸 알고 나니, 공부 방향성이 확실하게 잡히네요.
문학은 그래도 좀 내용일치인 것 같은데.. 라고 생각했었는데, 문학도 주제가 핵심이라는 UR독존님 해석까지 겸해보니 흐릿하던 문학 공부까지 완전해졌어요 감사합니다.
안 그래도 오늘 10모 보면서 도저히 수능 문학 본질을 못 잡겠다고 생각했었는데, 평가원은 다르긴 하네요
또써주세요 젭알
판단 불가능한 영역에서 판단하고 있으니 답이다 라는 판단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계속 움직이며라고 해서 보기를 아주 잘 반영은 하고 있네요
보기에서 틀린게 아니라 내용일치선에서 틀렸다고 봐야 타당할듯합니다
나의 시간 1시간을 허무하게 앗아갔던 최인호가 이렇게 가르치던데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