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중하위 등급별 약점과 대응책 정리 (270일)
거의 고3 담임 급으로 고3애들을 많이 맡아서 가르치다보니 '경험적으로' 대체로 이런 약점들이 도드라진다는 것이지 이 글에 등장한 약점이 반드시 본인의 약점인 것은 아닙니다. 이런 부분들을 조정해서 참고하세요.
5등급 이하
➊ 상식 수준의 개념
중학교, 고등학교 1학년 수준의 비문학을 풀려도 모르는 개념과 단어가 폭발적으로 많습니다. 조금 돌아가는 것 같아도 중학 독서, 고1독서 풀어서 다시 올라오는게 낫습니다. 특히 중학/ 고1에 등장하는 경제, 사회 지문들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용어들 (ex. 수요 공급) 등은 검색해서 본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➋ 사실 관계 파악
A라는 사건 (인물, 시어) 등이 B보다 먼저 등장했는지 등의 순서 문제도 헷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행위의 주체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정서의 주체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➌ 문학 기초 용어
화자, 청자 등의 문학을 구성하는 기본 용어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단어의 생김새가 비슷하게 생겼으나 다른 개념들을 유의해야 합니다. ex. 주어는 주체와 다른 개념입니다.
3말 - 4등급
➊ 비문학 표기를 단순화 시켜야 합니다.
끊어/ 읽는/ 습관 을 당장 버려야 합니다. 영어독해에서나 효과적인 독해법입니다. 밑줄을 그을거면 긋고, 말거면 말아야 합니다. 애매하게 밑줄을 흐리게 그어놓거나 지문 전체가 밑줄인 경우 조정이 필요합니다. 밑줄은 자신감있고 굵게, 중요한 문장 위주로 그어져 있어야 합니다. 조금 더 실전적인 조언은 0,7 1.0 샤프를 쓰라는 겁니다. 자잘한 필기를 하기가 어렵게 되고, 자연스럽게 선이 굵어집니다.
➋ 시/소설의 형식상의 특징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시의 형식상의 특징은 표현상의 특징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류의 문항에서 직접적으로, 소설의 형식상의 특징은 서술상의 특징으로 적절한 것은? 류의 문항에서 직접적으로 묻습니다. 제가 직접적으로 묻는다는 표현을 쓴 걸 기억하세요. <보기>형 문항에서 사실상 표현상의 특징을 물어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간접적으로 물어보는 셈이 되겠지요?
극복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떠먹는 국어 문학 등의 개념어 책을 사서 그 안의 모든 단어를 설명할 수 있는지 점검하시는 겁니다. 그리고 바로 형식상의 특징 문제들만 몰아서 풀어보세요.
➌ 시/소설의 기본 골격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수능에 등장하는 시는 기본적으로 서정시입니다. 서정시는 기본적으로 지향점을 박탈당하거나 지향점이 부재중인 부정적 현실에서 시작합니다. 그 부정적 현실에 대한 대응책이 바로 태도입니다.
제가 위에 시의 주제 뽑는 법을 아예 요약해드렸습니다 저 문장에 있는 개념들 위주로 내용을 물어봅니다. 심지어 <보기>유형들 역시 저 기본 개념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화자가 바라는 지향(대상), 그것이 박탈/부재 중인 현실 (시적상황), 그것에 대한 정서와 태도 (반응) 을 물어봅니다.
모든 시를 이 구조로 분석해보시고, 20%정도의 시는 이 구조로 분석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서정적 분위기만 묘사하는 경우, 시어의 대비로만 시를 이끌어가는 경우, 소설의 요소인 갈등을 반영한 이야기 시 등) 일단 그 연습부터 시작해보셔야 합니다.
➍ 고전 문학을 건드릴 레벨이 아닙니다.
고전문학은 현대시보다 딱히 더 어렵지 않습니다. 고어로 되어 있어서 해석이 어려울 뿐, 내용적으로 단순하고 형태가 일정하며 주제도 거의 고정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등장하던 작품들이 평가원에 반복적으로 나오고 또 나오기 때문에 미리 시를 알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일단 시에서 무슨 문제가 나오는지를 설명할 수 없는 레벨이라면 현대시 자체를 잡고 고전시로 들어가면서 고어 해석 등을 보충하는게 좋습니다.
2말 - 3등급
➊ 어떤 비문학 지문은 필기를 해서 풀어야 합니다.
독해에서 표기가 지문의 이해와 따로 노는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손으로 적절하게 표기할 수 있는 실력이 될 수록 적절하게 독해할 수 있습니다. 손 - 눈 - 두뇌의 협응력이라고 생각하세요. 표기 없이 눈으로만 지문을 읽고 있다면 당장 멈춰야 합니다. 경제 지문이나 물리 지문 등에서 비율을 계산하는 문제가 등장할 수 있습니다. 비율 (분수) 추론 문항을 눈으로 푸는 것은 바보 같은 짓입니다. 정보가 너무 많은 비문학의 특성상, 계산적 사고가 필요한 부분은 따로 적어두어 까먹지 않도록 하고 두뇌의 로드(부담)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필기를 해나가야 합니다.
➋ 절대 본인은 모든 정보를 기억할 수 없습니다.
눈으로 푸는 버릇을 버리세요. 강의 듣고 지문의 내용을 정리하고, 정작 본인은 눈으로 푼다면 일종의 사기를 연습하고 있는 겁니다. 강사는 지문의 내용 꿰고 있기 때문에 정리할 수 있습니다. 수능을 치면서 새로 등장한 지문을 본인은 정리할 수 없습니다.
정리해서도 안되구요.
기억해서 풀지 않는다고 정리를 하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표기'를 하라는 것입니다. 독서를 수월하게 푸는 사람일수록 '표기법'이 체계적입니다. 단순해도, 체계적인것이 중요합니다. 중요한 정보를 체크하고 밑줄긋고 분수식은 쓰세요. 시의 형식상 특징 중에서 공감각은 나중에 찾기 어려우니 발견할 때마다 옆에 브이 표기를 해두세요. 등등 여러 표기 법 들이 있습니다. 잘 연습해두세요.
➌ 기출을 돌려 풀지 마세요.
한 번 푼 지문의 내용은 여러분 머릿속에 들어가 있습니다. 절대 사라지지 않아요. 기억이 잘 안날 뿐 (이걸 인출실패라고 합니다. 저장은 되어 있는데 꺼내는데 실패하는거죠) 이미 들어가 있는 정보이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비의식적으로) 정보를 잘 처리하게 됩니다. 즉, 기출을 돌려푸는 것만으로 실력이 오른다는 환상이 생깁니다.
❹ 고전문학 싹 정리하세요.
현대문학에서 95% 정답률 정도가 나온다면 이제 고전문학을 정리할 때입니다. 고전시가에서는 장르별 특징과 작품들의 해석까지 공부해두시고, 고전산문은 장르별로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형식상의 특징이 뭔지 그 전형성을 공부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로 고전시가는 작품별 내용을 기억해둘 가치가 있지만 고전산문은 없습니다.
1말 - 2등급
❶ 세부 목적을 가지고 공부하지 않습니다.
국어가 복잡계 과목이다보니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고 싶어하는 동기가 강한 것 같습니다. 강사를 통으로 믿거나 (토테미즘) 기출을 반복적으로 풀면 (왜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잘하게 되겠다는 믿음 (샤머니즘) 어쨌든 상위권 답지 않은 순수한 믿음을 가지고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학은 아주 철저하게 세부적으로 공부하면서 말이죠. 보통 이 등급에서는 기출만 미친듯이 때리는 경우가 가장 많은데, 6월 9월 모의고사의 경우 기출이랑 최대한 비슷하게 내고 수능에서 새롭게 때리는 국어과목의 특성상, 수능날까지 본인이 못한다는 자각도 없이 시험장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실패하고 나서야 9모엔 1등급 나왔는데 왜 수능때 4등급이 떴지? 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또 그냥 생각없이 기출을 본다면 내년에도 또 그럴수 있습니다. 기출은 시험지의 모음일 뿐입니다. 본인이 개념어를 모르는데 반복적으로 기출을 푼다고 마법같이 개념어를 정리할 수 없습니다. 문학 기출을 다 돌려도 개념어 정리 깔끔하게 안되어 있으면 본인의 실력은 언제나 'shaky' (불안정) 한 등급입니다. stable 한 1등급과 shaky 한 1등급은 아예 걸어온 길이 다르다고 해도 좋습니다. 뭐 머리야 비슷하거나 'shaky' 하신분이 좋을수도 있겠죠.
어쨌든 어려운 문제를 단순하게 접근한다고 좋은 접근이 아닙니다. 어떤 복잡한 문제는 복잡하게 풀어야 합니다. 국어가 그렇습니다. 국어는 여기 나열하기도 어려울 만큼 많은 기술들과 배경지식의 집합입니다.
작년 6에서 2등급으로 올린 학생이 있는데, 필요한 전체 공부량의 절반도 안했는데도 이만큼 성적이 나왔습니다. 만약에 제가 대충 퉁쳐서 '기출문제 공부하고 이비에스 공부하고 모의고사 푸는 방식' 으로 공부시켰더라면 1년 내내 공부해서 4등급도 안떴을 겁니다. 공부하기 전에는 4등급을 우습게 보는데, 6등급과 4등급 상위의 격차는 1년 이상이거든요. 반복적으로 예를 들지만 개념어 공부를 끝냈다, 그러면 무조건 시와 소설의 형식문제를 끝내야합니다. 시의 구조를 잡는 법을 익히고 나면 기출과 이비에스에 등장한 현대시 구조는 다 잡아봐야 합니다.
너무 '문제집'을 한권 끝내는데만 집중하지 마세요. 공부 단위는 문제집이 아니라 '어떤 개념' 이어야 합니다. 어떤 문제집은 부분적으로 풀고 버릴 수도 있습니다. 당연하죠.
➋ 기출을 단 한번도 풀지 않고 익숙해집니다.
-> 초반에 공부 시작하자마 최근 기출을 풀어볼 것
(그리고 어떻게 틀리는지 기록할 것)
무슨 말이냐면, 모든 문제집이 다 기출을 담고 있습니다. 최근 기출일수록 여러분이 처음 푸는 순간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30번 문항 해설 강의 다 듣고 그 문제 풀면 그게 문제를 푸는 걸까요? 안타깝지만 대부분의 개념서는 이런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당연한 얘기입니다. 특히 인강 강의 교재들 대부분이 기출 기반으로 설명합니다. 마법처럼 기출문제가 잘 풀리지요. 23번문항 기반으로 설명듣고 23번문항이 어떻게 안풀리겠어요? 바보도 풀 수 있죠. 그게 강의의 마법입니다. 올해 수능을 잘 풀게는 못해도, 작년 수능을 잘풀게 만드는건 쉽습니다. 작년 수능에 나온 표현 위주로 개념서를 써서 강의하면 되거든요.
재수하는 친구들 작년 개념서랑 올해 개념서 (인강) 비교해보세요. 올해 어려웠던 문항의 표현을 개념서에 집어넣어 놨습니다. 즉, 그런식의 개념 강의는 과거를 쉽게 만들 뿐, 미래를 쉽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내용이었으면 작년 강의에 그 표현이 들어가 있었어야죠. 그래야 수능때 맞췄겠죠. 즉, 표현을 정리하는것보다 중요한 것은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고, 강사가 정리한 표현만 외우는건 최악의 작업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미래형으로 공부할 수 있을까요? 자신이 국어에서 공부할 '능력 혹은 세부영역'을 정의하는데에서 시작해야합니다.
제가 일부 영역은 답을 드렸습니다. 문학 개념어 공부 끝내고, 형식문항들 싹 몰아서 풀고 현대시 / 현대소설 골격 잡는법배우고, 기출 작품들 싹 분석해보면 문학 공부의 80%가 끝납니다. 여기에 고전시가/ 소설 정도 추가하고 기타 장르들 정리하면 문학은 끝이네요. 그 담엔 문학만 따로 공부하지 말고 모고 풀면서 틀리는 문항들 위주로 땜질하듯이 공부하면 됩니다.
➌ 선지를 처리하는 논리가 빈약합니다.
- > 조건문 논리를 공부해두어야 합니다.
항성과 변성의 조화를 통해 상속성과 보편성이 실현되었다. (본문)
항성과 변성의 조화가 없다면 상속성과 보편성은 실현되지 않는다 (선지)
위 본문은 아래 선지로 바꿀 수 없는 내용입니다. 그렇지만 문제에서는 맞는 선지로 등장합니다. 왜일까요? 지문의 다른 부분에서 내용을 읽고 판단해야 하는 선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떤 강사는 답이 맞다는 결과에 맞추려고 너무 노력한 나머지 본문의 저 문장을 선지와 일대일 매칭으로 판단하면서 '수능에서는 역/이/대우가 정확하게 적용되지 않는다'라는 발언도 한 바 있습니다.
즉, 강사들이라고 하더라도 선지의 내용을 판단할 때 완벽한 논리로 판단하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지문의 내용과 언어 사용의 뉘앙스와 무엇보다 반복적인 문제풀이로 인해 '이런 문제는 이렇게 물어보더라'라는 감각에 의해 답을 고릅니다. 이 관성적인 풀이를 깨야 안정적으로 90후반 이상을 뚫을 수 있습니다. 지문에서 내용을 찾았다고 하더라도, 조건문은 역/이/ 대우 명제로 치환하여 쓰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심지어 인문(논리학) 지문에서는 아예 조건문 자체를 물어보기도 했죠. 가능세계 지문은 출제오류라고 지적당했지만 사실 출제오류가 아니었습니다. (제의견)
상위권만 심심할때(가능세계 풀 때)보시면 좋습니다.
선지 처리 능력을 올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논리학 자체를 수능에 맞는 부분만 공부하는 겁니다. 수학의 집합 명제 단원에서 시작하는 걸 추천드리고 PSAT에서 단순한 조건명제 처리하는 문항들 있습니다. 이것만 모아서 30문항 정도만 풀어봐도 실력이 팍 늡니다.
- 이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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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망상독해 등 다른 문제들도 많긴 하지만 문제풀이 경험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고쳐지는 부분이라고 판단해서 쓰지 않은 경우도 있고, 무튼 가장 빈번한 경우들 위주로 써봤습니다.
본인 국어 등급이랑 생각하시는 문제점 간략하게 달아주시면 저도 간략하게 떠오르는 해결책 (간간히) 댓 달아드릴게요.
2학년 국어 모의고사 1-2 고3 국어 모의고사 1초-3초까지도 나옵니다. 문학을 줄지어 틀린 경험은 없으나 다 맞는 횟수는 확률적으로 적은 편이고 독서는 오답률보다도 선지판단에 시간을 많이 쓰는 기분입니다. 지문을 읽는데 대략 5에서 7분을 들여 문장간의 관계나 전제와 같은 숨어있는 문장들을 발견하고 지나가버릇 하고 있는데( 기출을 풀다 이렇게 읽어나가야겠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지금 해결점을 찾지 못해 고민하는 건 지문을 읽을 땐 끄덕끄덕과 의문해결해나가기를 반복하며 이해하지만 전체적이게 다 읽고 나서 하나로 정립이 안되는 기분이 듭니다. 1문단부터 끝까지 하나만 이야기하는 건 아닌데 약 3개를 얘기한다면 그 3개를 이어서 사고하는 게 습관이 되지 않아 문제가 그 관계에 대한 설명으로 나오면 선지판단에 시간을 많이 쓰게 됩니다. 문단 하나하나는 중요한 걸 잘 뽑아 먹는데 독해 끝 하고나면 끝 문단 뽑아먹은 기억만 남는 느낌,,이랄까요,, 다 읽고나면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지 않고 저 멀리 둥둥 각자 떠다니는 기분입니다. 설명이 너무 추상적이지만 공감되시는 선에서 혹시 솔루션있으시면 부탁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