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th [543246] · MS 2014 · 쪽지

2015-01-12 21: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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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생의 문과 전과 경험기 IN 기숙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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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고3, 재수 수능을 이과로 보고, 저에게 마지막 기회였던 3수에서 문과로 전과하였습니다.
대학교 졸업 이후의 삶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본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재수까지도 이과 공부를 하고 갑자기 문과로 전과하기로 결정하였을 땐 사실 굉장히 불안했습니다. 그런데 입시상담에서 만난 우리학원 담임선생님과의 상담에서 용기를 낼 힘을 얻었습니다.
 이번 수능에서 만족할만한 성적을 받지 못하신 분들, 전과를 고려하고 계신 분들과 제가 그 때 선생님께 얻었던 용기를 공유하고 싶어 글을 올립니다.

※이과→문과 전과입니다!

1. 이과는 문과 적응이 불가능하다?

이과와 문과의 가장 큰 차이는 주변 친구들의 감수성(ㅋ)이 매우 풍부하다는 것입니다.  이과는 모의고사를 보면 잘 본 친구도 못 본 친구도 무덤덤하니 밥 먹으러 가는데 문과는 채점할 때부터 벌써 분위기가 착 가라앉습니다. 또 컨디션 완급이 큰 경우가 많아 한 번 슬럼프에 빠지면 이런 저런 생각에 헤어 나오기가 쉽지 않아요. 친구관계도 이과학생보다 문과학생이 더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죠.
이건 기숙학원에서 더 중요한 게, 기숙학원은 24시간을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인간관계가 틀어지면 생활 전반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됩니다 .사실 이 부분은 학원에서 컨트롤해주는 것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저희는 모의고사를 본 날은 학습전략 담임쌤이 종례를 하시며 웃긴 얘기도 하고 희망을 주는 얘기를 하시기도 하며 어떻게든 반 전원이 웃으며 밥을 먹을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삼수 후반에는 그런 흐름이 이미 익숙해져서 시험을 잘 보든 못 보든 신경 쓰지 않고 다음날이면 다시 공부에 전념하는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어있었습니다. 같이 학원에 있던 친구들은 지금도 만나면 그 때 들은 얘길 하면서 웃기도 합니다.
 또 인간관계도 항상 학생들을 지켜보시면서 관계가 틀어질 것 같으면 대화를 주선해서 화해하게 하시고, 서로 공부에 방해가 될 정도로 너무 친해졌다 싶으면 화상입지 않게 살짝 조언도 해 주시고 했습니다.

2. 주요과목 개요

 국어

가장 고민되는 과목일거라 생각합니다. 고전시가와 문법이 발목을 잡을까 걱정하시는 분이 많으실 겁니다. 하지만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거기다 1년 365일 이라는 시간이 주어지면, 3년 문과 공부한 학생도 충분히 제칠 수 있습니다.
 먼저 고전시가, 고전시가는 일단 읽을 수 있는 문자가 거의 없어요... 이과생일 땐 문과 국어 시험지를 보고 와 얘들은 이런 고문서 같은 걸 다 해독하는구나 생각했어요. 근데 그거 안 그래요. 문과생도 그거 다 해독하고 문제 푸는 거 아닙니다. 한줄에 한 단어, 심하면 시가 하나에서 서너개 단어만 보고 추측하는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아무 단어나 닥치는 대로 외워선 이런 방법 못씁니다. 가장 중요한 단어 몇 개가 전체 시의 해석을 좌우하는 겁니다. 저는 학원에서 고전시가 한 작품을 배울 때마다 선생님께 해당 작품의 해설서를 받아서 거기에 정리된 단어 중 중요하다고 표시된 단어만 외웠습니다.
 다음으로 문법입니다. 이과는 문법문제에 관련 문법 규정이 하나도 빠짐없이 주어지지만, 문과는 그렇지 않고 관련 지식을 사전에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근데 그게 진짜 문법 세부사항을 숙지해야 하는 고급지식이냐... 아니고요, 가장 단순한, 그러나 가장 중요한 몇 개만 6 9평, 수능에 돌아가며 나옵니다. 그런 핵심적인 문법사항만 골라 외워주면 충분합니다. 저도 지난 4개년 6 9평, 수능 문법문제만 따로 정리해서 푼 다음 다시 그걸 노트에 정리하는 방법으로 공부했는데, 사설시험의 문법을 몇 번 틀렸지만 6 9평, 또 수능에서는 기분좋게 문법은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수학

수학은... 3등급 이상이면 1년 내내 수학공부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4등급 이하도 3,4개월만 투자하면 금방 1등급 맞더라고요. 이과수학과는 비교 불가능할 정도로 난이도가 낮으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또 이과에 비해 수능에서 수학이 차지하는 중요도가 낮을 것이란 추측도 옳지 않습니다. 문과생이 국어 영어 수학 중 투자하는 시간이 가장 많은 것도 수학이고, 역대 수능을 보면, 문과에서도 결국 수학이 당락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수학은 확실한 메리트로 잡고 갑니다.

 영어

영어는 과목이 똑같으니 별 걱정 없으실 겁니다. 만약 지금 영어 성적이 많이 낮은 분들께 전과 관련은 아니지만 팁을 드리자면, EBS를 주로 공부하되 EBS가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말라는 겁니다. 고난도 문제는 여전히 비연계 문제가 당락을 좌우합니다. 저는 스스로 따로 찾아 풀지는 않았고, 삼수 후반부터 수업에서 주는 비연계 문제를 5문제씩만 풀었습니다.

3. 사회탐구 선택

이것도 많이 중요하죠. 사탐은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한국사, 한국지리, 세계지리, 동아시아사, 세계사, 법과 정치, 경제, 사회문화로 총 10과목이 있습니다. 전 경제와 사회문화를 선택했습니다.
 둘 다 외울 건 적어서 참 편한데, 경제는 원리 이해까지 좀 걸릴 수도 있습니다. 전 선행반때 혼자 공부하고, 정규반 때 1타 경제쌤(경제 하셨으면 아마 다 아실...)께 현강으로 속성으로 전수받아서 빨리 터득할 수 있었습니다.
 사회문화는 응시생 수도 많고, 1등급 라인도 안정적이고, 고난도 문제도 진짜 세부 세부사항을 달달 외워야 풀 수 있는 게 아니라 이해만 확실하면 원리 적용해서 풀 수 있게 나옵니다. 사문은 사회‘과학’이니까요. 
마지막으로, 서울대 생각하시는 분들은 한국사...많이 궁금해 하실 겁니다. 저도 한국사 선택하지 않은 입장이라 말하기가 조심스럽긴 합니다만, 주요과목에 심각한 하자가 없다면 한번 도전해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서점에서 꼭 한국사 교재 한번은 보고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한국사는 국영수 급 과목 하나 더 하는 거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제 친구들 한국사 하는 거 보면 필기량 부터 경제의 십몇 배는 되더라고요. 
하지만 사탐 선택에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의 흥미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배우는 사회탐구, 당연히 어렵고 힘들죠. 하지만 재미있다, 신기하다 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나오면 수업에 집중하게 되고, 집중하다보면 힘든지 어떤지 느낄 새도 없이 1년이 지나갑니다. 먼저 여러 과목을 조사해보고 그중 가장 재미있어 보이고 자신 있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인문논술

마지막 난관, 논술입니다. 사실 저는 대학에 논술로 합격했습니다. 근데 논술은 진짜 진심으로 본인이 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으면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또 단기간에 절대로 논술다운 글을 쓸 수 없고, 3개월 이상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저는 학원에서 특강으로 연대논술을 신청했는데, 다른 모든 공부와 병행하며 논술공부까지 하려면 항상 심야자습을 신청 할 수 밖에 없었고, 연대 논술 수업 신청한 애들은 일주일에 한번 있는 자유시간까지 반납하고 논술에 전념했고, 동시에 수능 공부도 소홀히 할 수 없었습니다. 
논술이 특히 힘든 이유는, 가시적인 점수가 없어 정신적 피로감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럴수록 노력하는 자신을 믿고, 눈앞의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제 거지같던 글을 인내심을 가지고 끝없이 첨삭해주신 선생님께선 가야 할 길을 정해주신 등대같은 존재이셨습니다. 본인의 불굴의 의지에 선생님의 조력까지 더해진다면 정말 금상첨화일거라 생각합니다.

5. 마치며

전과는 결국 남들이 3년에 걸쳐 꾸준히 쌓은 실력을 1년의 기간 동안 따라잡고, 제치는 것입니다. 남들보다 3배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힘들고, 지치고, 남들보다 어려운 길을 가는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꿈을 위해서, 진심으로 노력할 마음가짐만 있다면, 그리고 최고의 선생님과 친구들이 그 길을 도와준다면, 결코 불가능한 길은 아닙니다. 지금 전과를 고민하시는 분 들 모두 깊이깊이 생각하고 하나하나 숙고하여, 뚜벅뚜벅 걸어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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