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모두가 사랑을 말하지만, 사랑하기는 쉽지 않다. 상대방의 거짓에 배신해 쉽게 질리는 게 사랑이다. 돈은 심지어 그 견고하다는 가족 간의 사랑도 갈라놓는다.
나는 사랑이란 아름답다고 배웠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참 많이 보았다. 그 중에서도 자신의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면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랑을 우리는 으뜸으로 친다. 벤허의 조 로건이 그랬고 타이타닉의 조 도슨이 그랬으며 파리의 연인의 한기주가 그랬다. 맹목적인 사랑일수록 아름답게 채색된다.
가장 맹목적인 사랑의 객체는 '번식'이다. 우리는 번식이 아무리 힘들더라도 어떠한 대가를 요구하더라도 감수하고 한다. 그리고 그 번식의 결과물인 자식을 위해 모든 걸 바친다. 부모에게 목숨 바치는 자식 얘기는 없어도 자식 구하다 죽은 부모는 많은 것이 이 때문이다. '인간은 유전자의 번식을 위한 생존 기계'라는 리처드 도킨스의 말을 인용해도 번식을 향한 우리의 사랑이라는 명제는 훼손되지 않는다.
그러한 번식에 대한 사랑을 토대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보고 싶다. 번식을 위해 희생한 사례들. 그러니까 인간 뿐 아니라 여러 포유류, 파충류, 조류, 양서류 심지어 식물까지. '생물'이라는 한 범주가 공통으로 보여주는 유일한 객체에 대한 사랑을 그려나가고 싶다. 번식을 위해 희생한 사례들, 번식을 위해 진화한 사례들을 모아 이러한 제목을 달고 사람들을 도발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번식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번식에 이용당할 수밖에 없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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