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깡 [330158] · 쪽지

2014-08-29 17:20:24
조회수 206

喪失 - 喪

게시글 주소: https://roomie.orbi.kr/0004821177

1. 死

가거라. 뒤 돌아보지 말고 고개 쳐들고,
나중 일은 나중에 생각하고, 나는 이미 존재하지 않으니, 그렇게 가거라.
다시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절대 돌아보지 말거라. 내가. 없어도. 너는.


2. 觀

라일락 꽃이 시들었구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이 없으면 기름진 흙도 소용없단다.
바보가 오히려 꽃을 더 잘 키워내고는 하며
사람냄새 풍기는 아이의 꽃은 더 여물지단다.

아이야 너는 그렇게 여물진 꽃을 가지고
자랑을 늘어놓으며 자신의 사랑을
차갑게 식은 주검 앞에서 눈물만 하염없이 흘리게 되었구나. 네 꽃은 그렇게 시들었구나.


3. 生

카네이션 한 송이 따다 드린 내 인생 마지막 8월의 밤은 차가웠다.
타오르는 사랑으로 꽃은 피우나 아직 풋내나는, 여물지 않은 죽음은 이미 모든것을
파괴하였고 나의 소중한 이를 앗아 땅 속으로 갈 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기에
하염없이 소리죽여 울었다. 그러나 아무도 울지 않았다. 나도 울지 않았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