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님쌤] 영어 어법 정복의 길은 무엇인가 ①
안녕하세요. 햇님쌤입니다.
오르비에 올라오는 여러 글을 보면서 어법에 대한 고민들이 참 많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더구나 독해 문항수가 늘면서 어법 문제가 다시 두 문제가 된다면, 고민도 문제 수처럼 두 배가 되겠지요.
그래서, 그 고민을 풀어드리고자 몇 편의 글을 연재할까 합니다.
먼저 그 첫 이야기로서 어법 문제를 풀어내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문제의식에 대해
이야기 해볼게요.
한 번 생각해 봅시다.
왜 우리는 강의를 듣고, 개념서를 몇 번씩 봐도 어법 문제를 확실히 정복할 수 없는 걸까요?
그건 바로 실전에 대한 적응도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전에 대한 적응도가 떨어진다는 것은
실전에 적용할 정도의 정확한 개념을 가지지 못했거나,
개념이 정확해도 그 개념을 언제,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를 모른다는 것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보죠.
So / Such imprudent are we that we wander about in times that are not ours and do not think of the one that belongs to us. (2011 대수능)
이제는 전설이 된 유명한 문제이죠.
우리는 이제 이 문제를 겪었기 때문에 유사한 문제들에 대한 면역이 생길 수 있겠지만,
당시로서는 상당히 창의적인 문제였고, 많은 학생들이 확신 없이 찍다시피 했던 문제입니다.
선택형인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죠.
그런데, 대부분 강의나 해설서들의 풀이법은 의외로 대단히 간단합니다.
‘동사 are를 기준으로 so/such imprudent와 we가 자리를 바꿨다, 즉, 도치가 일어났다.
그러므로 원래로 돌리면 we are so imprudent that ~~, 가 되고
so 형용사 that의 꼴이 된다’는 것입니다.
참, 간단합니다. 이 풀이법을 보면, 학생들이 'so 형용사 that'을 못 알아보고 틀린 셈이 됩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영어 공부를 포기하지만 않았다면 ‘so/such 형 that’을 못 맞추는 학생이 있을까요?
없습니다.
결국 학생들의 입장에서 이 문제의 핵심은 ‘so 형용사 that’을 아느냐 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도치가 일어난 것을 알아낼 수 있느냐였던 것입니다.
아무리 지식이 탄탄하다고 해도 그것을 써먹을 수 없다면, 무용지물일 뿐입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어법 문제를 정복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해설은 해설일 뿐입니다.
그것은 ‘답을 아는 자의 접근방식’일 뿐이며, ‘뒤로부터의 접근방식’일 뿐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문제를 접했을 때,
‘문제를 푸는 자의 접근방식’, 즉, ‘앞으로부터의 접근방식’이 선행되어야 하며
그 이후에 올바른 개념을 적용해야 문제를 풀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문제를 푸는 자의 접근방식’, ‘앞으로부터의 접근방식’에 의거해서
위의 문제를 다시 풀어보겠습니다.
So / Such imprudent are we that we wander about in times that are not ours and do not think of the one that belongs to us. (2011 대수능)
먼저, 도치의 실전적 접근, 즉, 도치를 발견 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도치는 다양한 유형을 가집니다.
장소구의 도치, only 및 부정어의 도치, 위와 같은 보어의 도치 등이 그것이지요.
또한 가정법에서 if가 생략되었을 때 일어나는 도치도 있죠.
일반적으로 어법 이론 학습에서는 그런 도치들의 종류, 어순, 형태 등을 살펴보고 암기합니다.
그것들이 바로 도치에 대한 이론적 지식이죠.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그 지식은 그것이 도치임을 안 이후에 필요한 것들입니다.
도치를 알아보는 것은 아주 단순한 원리에서 비롯됩니다.
바로, 위의 도치들이 일어나면, 주어가 본동사의 뒤로 자리를 옮긴다는 점입니다.
◆주어는 원래 본동사의 앞에 위치한다,
◆그런데 의문문도 아닌데 주어가 본동사의 뒤로 가 있다
◆그렇다면 도치가 일어났다
이것이 바로 도치에 대한 실전적 접근의 기본 원리입니다.
위의 예문에서는 알아보기가 훨씬 편리하죠.
we는 주격이므로, 쉽게 보더라도 주어입니다.
그리고 are라는 동사와의 연계도 빨리 파악할 수 있게 되어 있죠.
그러므로 도치라는 것을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도치라는 것을 알았으면, 이제 도치의 지식을 떠올려야죠.
'도치는 동사를 기준으로 강조되는 요소와 주어가 자리를 바꾼것이다'는 것을요.
그러면 동사 are를 기준으로 앞뒤를 바꿔줄 수 있겠죠.
그러면 비로소 so/such imprudent that ~~으로 보이게 될 것이고
그 뒤는 쉽게 so를 선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현행 수능이 요구하는 어법은 암기를 요하는 디테일한 공식이 아닌
기본적인 의사 전달에 필요한 수단입니다.
그래서 이 문제 또한 ‘모든 도치 공식을 암기하고 있어?’가 아니라
‘어순이 바뀌어 있어도 그것을 알아보고 해석할 수 있겠어?’인 것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결국 정리하면,
어법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문제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개념을 정확히 아는 것과
문제를 마주하는 순간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가를 아는 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올바른 실전적 풀이란 결코 얕은 술수나 싸구려 만병통치약 같은 눈속임이 아닙니다.
오히려, 방대한 지식만을 늘어놓고, 알아서 맞추라는 식의 방치를
정도(正道)라고 주장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학생의 실질적인 고민에 공감하는 정직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문제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개념을 정확히 아는 것’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얘기해 드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내신 열심히 챙길걸 ㅈ반고나 갈걸 왜 내신 따기 힘든 데로 왔을까
-
그냥 님들 희망사항말고 찐으로 해주셈
-
100 100 3 99 97이면 카의 성의 ㅆㄱㄴ임? 언매 미적 과탐 과탐 가정하고
-
고고링ㄱㄱ
-
이번주 컨설팅인데 변표 안나온채 컨설팅 받는게 먼 의미가 있나 싶네요..
-
ㅅㅂ 누구랑 다니지
-
25강기분 거의 안했는데 26강기분을 다시듣거나 그냥 26을 들어야 할까요? 아니면...
-
중앙대 합격생을 위한 노크선배 꿀팁 [중앙대25][내부장학금 꿀팁] 0
대학커뮤니티 노크에서 선발한 중앙대 선배가 오르비에 있는 예비 중앙대학생, 중앙대...
-
이과는 안보고?
-
변표 나온 학교 연대랑 건대밖에 없나요 홍대는 안쓴다그랬나 기억이 안나네요 지금...
-
보는 중인데 대학 공부보다 재밌네요
-
저보다 낮네요 연대 고대에서 제가 최초합 되는 학과가 불합으로 뜨는 등 반영비...
-
으악
-
80 100 98 98인데도 단국대 치대 5칸뜨던데? 평백은 의미없고 그 평백을...
-
아프다요 1
감기아닌 감기 같은 머시기를 걸려서 어제 학교 오자 째고 4시 반에 집 와서...
-
왕복 70~80키론데 하루 75키로라 치면 75*5*22 = 8250 한 달에...
-
24 수능 때 언미영화1지1 92 95 2 92 95 였는데 탐구를 바꿀까...
-
나무경영 기본 종합반이 260이라는데 이거 6개월 기준이에요? 대충 맞는 거 같긴...
-
가능한 라인 어떻게 될까요? 답변 미리 감사드립니다.
-
쩝.. 6
-
입학장학금 질문 0
수석 입학 장학금 이거 최종 등록한 사람 기준인가요? 아님 수석이 등록포기하면...
-
ㅋㅋㅋㅋ
-
끝자락 비벼볼만 할 정도 원점수 언미생지 96 96 1 45 44면 되나?
-
올릴수있는 레벨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맞팔구해요 15
-
후
-
4년제는 어려울 것 같고 전문대 가야할 것 같은데 편입준비하기 쉬운 학과가 있을까요?
-
이 사람 뭐임 6
-
혹시 입금이 당일날 몇시쯤 되는지 아시는분 계신가요??
-
뭐가 있을까요
-
2번 주석에 있는 학과별 정원내 모집인원이 뭘 말하는 건가요? 모집인원이 31명인...
-
고대 상경정도면 어지간한 공대보다쉽나요
-
아직 점심 안먹은 사람 18
점메추 해드림녀
-
수류탄 훈련 때 실제 세열수류탄 던집니까?
-
'여보, 녹차 들어요' 라는 문장이 중의문인거같은데 녹차를 들어 올리라는 뜻과...
-
쪽지 부탁드려요 ㅠㅠ
-
메타 전환겸 맞89 14
똥테탈출
-
3합 15맞춰서 올리는분들 많던데 차피 떨어지지 않나요? 아님 유지되는게 정배인가요?…
-
운동화살건데 뭐살까요?
-
ㅋㅋㅋㅋㅋ
-
ㄱㄱ
-
이정수t문학 0
이정수 선생님 독서는 소문이 자자하신대 문학언급을 못 봤네요 이정수 선생님 문학은...
-
그냥 다쓸수있는 성적이면좋겠네
-
1000덕 드림 영어 등급까지 맞춰야 함 언미물생임
-
강원도 혼자가면 위험함?
-
교재검토랑 큐앤에이 업무 지원하시고 2차 전형까지 제출하신 분 중에 연락 온 분...
-
근데 이건 좀 내가 생각해도 에바 오브 에바 긴 해
-
ㄱㄱ혓.
'실전적 풀이'라는 말 공감가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냥보고 so가자연스럽게느껴지면어떤거죠;;;;;도치된거도그냥느껴지는데...잘못된방향으로가는건가요?ㅠ
아니요 ^^. 전~~혀 잘못 되시지 않았습니다.
학생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서 제가 드는 예들을 쉽다 생각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죠.
위의 문제는 문법 실전에 임하는 전체적인 접근방식에 관한 한 예일 뿐입니다.
다만, '느껴진다'라고 하셨는데, 이 말이 말 그대로 느낌이라는 것인지, 아니면 정답이라 확신한다는 것을 부드럽게 말씀하신 것인지를 모르겠네요.
느낌이라면 확신을 가질 수 있기 위해서 좀 더 노력하실 필요가 있겠고, 후자라면, 즉, 정확한 개념에 입각해서 확신있게 푸신 것이라면 전~혀 문제될 게 없죠. 본인에게 최적화된 방법이 있다면 그것을 쓰는게 최선일 테니까요. ^^
긴 글 읽고 관심 가져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앞으로도 님의 풀이법과 비교해 가면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네요~~
그냥 한글보다가틀린거나오면이유는몰라도틀린걸알잖아요ㅎㅎ그느낌임다ㅎ그래도시험때는당연히 다따져보죠ㅎㅎ위글을보니영어는진짜폭넓게공부해야되겠네요ㅎㅎ
어법성판단문제..를 풀 때 정확하게 이러이러한 개념 때문에 이게 답이야! 가 아니라 슥 읽어보니까 이걸 넣으면 어색하네.그럼 이게 답이겠군.. 이라고 생각하고 푼다면,어법에 대한 공부가 더 필요한걸까요?
실제로 필드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유학 경력이 있는 학생들이나, 특목고등을 위한 영어 조기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문제를 풀 때, 해석에 너무 많이 의존하거나,
본인의 경험에 비추어 익숙한 형태를 고르는 등의 모습이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학생들을 가장 어법정복이 힘든 케이스라고 보고 있습니다.
혹시 모를 위험성을, 마음 속에 약간의 불안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나름의 고착된 방식이 있고, 그래서 어느 정도의 성과는 거두기 때문에
기존의 버릇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지요.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지 마세요.
스스로에게 반문해보세요.
나는 어법 문제를 맞춰야 하는가?
그런데 나는 현재 어법문제에 확신이 있는가?
확신이 없다면 더 하는게 맞습니다.
다만, 지금처럼 해도 대부분은 맞출 수 있는데, 그많은 어법을 다 공부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있으시다면
저도 그부분은 공감합니다.
그러나, 다음 글에서 언급하겠지만,
어법은 결코 그 양의 문제가 아닙니다.
중점적으로 출제되고 있는 경향을 읽고
그 경향에 맞는 실전적 풀이법과 그에 필요한 개념을 정확히 숙지하면 되는 것입니다.
말이 길어졌네요.
아마, 다음의 연재되는 글들을 읽으시면
물음에 대한 충분한 답과 길이 제시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계속 관심 부탁드립니다. ^^
잘 읽었습니다. 저의 자만이 여실히 느껴지네요. 선생님 칼럼 읽으러 다음에 또 오겠습니다.
자만을 느끼셨다면
그걸 없애려고 하지 마시고,
그 자만을 "근거 있는 자만"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공부해봅시다!!
그게 제 인생의 모토랍니다.
근거 있는 자만!!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게
함께 노력해갑시다~~ 감사합니다 ^^
좋은 글 감사합니다.
도치인거 알고 such 선택한 붭신...그보다 imprudent 뜻이 머엿죠? ㅜㅜ에라이
경솔한..
햇님쌤의 학원제자입니다.
매번 유익한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