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잘 모르는, OO의 비밀
후회는 우리 인생을 괴롭히기도, 발전시키기도 한다.
특히 수험생들에게 '후회'라는 키워드는 항상 따라다니는 것 같다.
대치동에서 10월쯤 되어서, 컨설팅을 하면 한 번은 꼭 듣는다.
'그때 조금 더 할 걸..'
나는 외부 세계를 보고 하나의 질문에 대해서 끊임없이 사고하면서 가설을 내리는 것을 잘한다.
그리고 그 가설에 대해서 끊임없이 검증하면서 결론을 내리고는 한다.
일종의 취미? 극단적인 'mbti ent'라 (마지막 글자는 왔다갔다해서..) 그런듯ㅋㅋ'
그래서 컨설팅이나 컨텐츠 쪽을 재밌어하는 것 같기도 하다.
어떤 문제에 대해서 해결책을 찾는 걸 좋아하고,
그 해결책으로 다른 사람이 만족하는 모습을 보면 희열을 느낀다.
한 번은 컨설팅을 하다가
'후회' 혹은 '자존감' 에 대해서 해결책을 찾아주려고 고민했는데,
번뜩 좋은 생각이 나서 학생에게 이야기해준 적이 있다.
그때 그 반짝이는 눈빛을 잊을 수 없어 공유한다.
1. 자존감과 후회는 '어떤 것에서 좋은 성과를 냈느냐' 보다 '잘 끝내느냐'와 관련이 크다.
대한민국 20대의 남성이 후배들에게 해주는 이야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고등학교' 그리고 '군대'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도 그 이야기를 해주려고 한다.(컨설팅 때도 똑같이 함 ㅋㅋㅋ)
"생각보다 자존감은 '좋은 성과' 보다 '잘 끝내느냐'에서 결정돼."
-고등학교 이야기-
나는 고등학교 막판에 엄청난 슬럼프를 겪었었다.
원인은 다음과 같은 생각이 머리에서 안떠나서였다.
"아니 여기 가서 나중에 뭐하지? 기대가 하나도 안되네"
한 일주일 동안 매일 핸드폰 게임만 하고, 유튜브 영상만 봤던 거 같다.
당시 나는 문과였는데 미쳤는지 이과 수학을 보겠다고 수학의 정석을 구매해서 자습실에서 읽기 시작했다.
남들이 보기에는,
'아니 이 X기 수능 얼마 안남았는데 X나 뭐하는 거지?'
'xx 거만한건가? 훼이크인가? 다른 애들 휘둘리게 하려는 X나 큰 그림인가?'
라고 생각했을 거다.
근데 막판에 갑자기 어떤 느낌이었는지 오래되어서 잘 기억은 안나는데,
'아 이러다 진짜 나중에 큰 후회를 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열심히 했고,
끝에는 진짜 미친듯이 달렸던 거 같다.
물론 나의 입시 성과는 매우 좋았다.
-군대 이야기-
나는 인사 행정병 업무를 했다.
근데 인사 행정병을 하다보면,
일이 많아 정각에 퇴근하는 일도 많지 않고
병사들은 '적폐'라고 상급자들에게 이야기해서 상급자들의 눈치를 봐야하고,
종합 받을 때는 애들이 말을 안들어서 스트레스를 겁나 받는다.
그래서 스트레스로 상급자분에게 일을 바꿔달라고 부탁드린 적이 있었다.
그때 거절 당해서 결국 끝까지 하나의 보직을 했었다.
그러면서 인사 행정병 일을 끝까지 마무리했다.
-결론-
솔직히 말해서 '나의 두 가지 경험이 정말 완벽한 성과였느냐?' 라고 묻는다면,
'아니다.'
당시 직후에는 후회되는 포인트들도 있었고
더 나이가 들면 후회를 할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당시의 기억들을 떠올리면서
어려운 일들을 마주쳤을 때 '할 수 있다.'라는 생각부터 한다.
보통 인간은 특히 '자존감'이라는 감정을 떠올릴 때 '어떤 경험'을 함께 떠올리고는 한다.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다.'라는 감정을 떠올릴 때,
과연 합격창을 보던 그 경험을 떠올릴까?
아니면 '일을 잘한다.'라고 칭찬받던 그 경험을 떠올릴까?
보니까 아니더라.
항상 '잘마무리했네.' 라고 스스로에게 이야기하던 경험이 떠오른다.
그 성과를 보던 때가 아닌,
'잘 끝냈다.' 라고 느꼈던 기억이 떠오른다.
2. 정말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을 때, 딱 한번만 참아보자.
과거에 요식업에 뛰어들겠다고 하면서
이자카야에서 주방일을 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에 사장님이 면담하자고 부르더니 말씀하셨다.
'솔직히 너 주방일 재능 없다. 가능성이 안보인다. 그만 둘거면 그만 둬도 된다. 이번 달까지 보고 답 안나오면 짜르겠다'
자신의 상급자에게 '재능이 없으니 그만둬도 난 상관 안한다.' 라는 말을 듣는 건
당시 어렸던 나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부족하니 더 열심히 해보자.' 혹은 '잘할 수 있지만, 아직 부족하다.'라는 이야기라면
열정을 불태우겠지만,
'가능성이 안보인다.'라는 이야기는 처음 들었던 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선택한 일인데, 내 선택에는 책임진다. 감정적으로 힘들다고 그만두지 않겠다.'
라고 스스로에게 생각하면서 버텼던 거 같다.
결국 그런 집념을 인정받았고,
더 일을 할 수 있었다.
마지막에 일을 그만둘 때는 '내가 힘들어서' 보다는 다른 감정을 뺀 이성적인 이유들로 그만뒀다.
그러다 보니 이 경험은 내 자존감의 일부가 되었다.
지금은 처음 도전하는 분야여도 사실 두려움이 별로 없다.
결국 어떤 일이든 그만 둘 때는,
'힘들어서' 와 같은 감정적인 이유보다는
미래 혹은 현실을 생각한 '이성적인 이유'로 그만둬야만 한다.
가령, '장기적으로 생각했을 때 이것을 통해서 내가 큰 이익을 누릴 수 없다는 객관적인 근거' 이다.
힘들어서 그만두면 계속 힘들어서 그만두게 된다.
이 글은 10월에 썼어야 하는데....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예비 고3이 있다면, 이렇게 적용해볼 수 있다.
정말 작게도 가능하다.
'지금 공부 중인데 화장실 가고 싶네?'
그렇다면, 10분만 혹은 한 지문만 더 풀고 가라.
정말 이 작은 것들이 쌓여 큰 성과로 이어지기 시작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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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 글을 쓰기 싫었는데,
스스로 실천하기 위해 결국 끝까지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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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비에도 글을 올리기 싫었는데,
감정적으로 피하는 것 같아 다시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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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스스로에게도 되뇌이기 위함 글임.
다음 글 예고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감'의 비밀 (feat 국어에서의 감이란??) 감 좋은 사람 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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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으로 엄청난 하나를 노리고 실망하기를 반복하기보다는 사소한 성취의 경험을 여러번 겪는게 좋은거 같아요
올해 수능을 쳤을때, 난생 처음 보는 수능에서, 난생 처음 보는 난이도의 국어에 놀라 난생 처음 보는 점수를 맞았습니다
국어시험이 끝나고, 직감적으로 매우 망했다는 걸 눈치챌 수 있었어요
너무나도 힘들었죠...다 때려치고 도망가고싶었고...
하지만 아직 시험이 끝난게 아니기에, 수학과 나머지 과목으로 국어를 커버쳐보자 할수있다 이런 생각 가지면서 시험장에 다시 들어갔어요
사실 제가 국어를 잘하고 수학을 좀 못하는 편이었기에, 객관적으로 보자면 국어를 개조진 순간 시험의 성패가 결정났다고 봐도 무방했습니다
그렇지만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는 심정으로 나머지 과목을 진짜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쳤던것같아요
그 결과, 수학에서 2문제 찍어서 더 맞고, 영어와 사탐은 제 실력대로의 점수를 받아서 그나마 어떻게든 메꿀 수 있었어요
비록 제가 원하던 연고대는 갈 점수가 나오지 못했고, 차선책으로 복지와 일 환경이 제 구미에 맞는 교대에 진학하기로 결정을 했는데, 그때 제가 정신줄 놓고 난 망했어...하면서 자포자기했다면 교대고 자시고 그냥 재수행이었겠죠
그 날의 저를 떠올리면, '아무리 외통수에 몰렸더라도, 정신줄 잡고 열심히 노력하면 살 길이 보이더라'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글을 읽고 나니 그날의 제가 생각나네요
너무 좋은 글입니다
저도 요즘 내가 대학가서 뭐하지라는 회의감에
공부가 안됐는데 후회하지않기 위해 공부 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