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rlock Holmes [977360]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1-09-21 23:36:07
조회수 17,369

나에게 6평 국어 100을 준 단 하나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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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지 (✧⁺⸜( •⌄• )⸝⁺✧) 님의 2022학년도 6월 모의평가 성적표

구분 표점
한국사 - - 1
화법과작문 141 100 1
미적분 143 100 1
영어 - - 1
화학2 77 99 1
생명과학1 69 99 1
실지원 학과
대학 학과 점수 순위
가군 연세대 의예과 668.420 -
나군 서울대 의예과 420.296 -
다군 인하대 의예과 985.414 -

바로 이 글.


https://orbi.kr/00037746774

https://orbi.kr/00037746774


지금이야 오르비에서의 글들이 쌓인 내가 이 분과 같은 민트테지만 당시 상당히 뉴비였던 나는 국어를 정말 지지리도 못해서 정시에 수과학만 반영해주는 대학이 없나?하고 고민하던 시기였음. 여기서 국어에 대한 불평도 ㅈㄴ 많이 하고 징징대고 그랬음.


"정말 죽어라 국어만 해도 안 오르네요 저 어쩌죠?" 징징대는 것.


그러던 도중 우연히 이 글을 읽고 그동안의 흔한 "기출을 많이 보라"는 글들과는 다른 무언가를 느꼈음. 아, 나도 할 수 있겠구나, 뭔가 더 특별한 게 필요하진 않겠구나 하는 그런 무언가.


이원준 선생님의 강의를 추천하는 글들을 전에 봤어서 겨울부터 이원준 선생님 강의를 들었었는데, 글의 구조 분석법은 독학러였던 나에게 가히 혁명이었고 이전에 비해 마구잡이로 읽는 버릇은 많이 교정되었음. 그럼에도 성적은 잘 오르지 않았었음. 3~5월 동안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ㅠㅠ 기억하기 싫을 정도.


하지만 여느 글들처럼 기출을 강조하는 이 글을 본 뒤에 뇌에 번개가 치는 걸 느낀 나는 다시 기출 비문학 모음집을 만들었음. 한 지문 당 1시간을 들여서라도 스키마(배경지식x, 지식 구조o)를 완성해 나의 체계를 구성하겠다는 다짐을 세운 뒤, 오르비의 국어 선생님들이 추천하는 '이 정도는 봐라'의 마지노선인 비문학 기출(7년치-14~20 평가원)을 정리했음. 현역 때 5회독은 하지 않았냐고? 당연히 했지. 하지만 나에게 기출 분석이 이렇게 중요하게 다가온 건 처음이었음. 저 글에서 국어 기출만 보고도 1등급이 나왔다는 발언, 그건 실모만 주구장창 보던 내게는 크게 다가왔음.


그것도 6평 치기 전 딱 1주일 간! 국어만 하루 몇 시간을 했는지...밥도 안 먹고 글들의 구조와 주제별 독해법, 문단 간  재진술 표지를 금괴 사냥꾼마냥 미친 듯이 파헤쳤음. 그제서야 내가 이원준 선생님 수업을 듣고도 실천으로 옮기지 않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음. 많이 하는 '척'했을 뿐, 그리고 이해하는 '척'했을 뿐이라는 걸.


"나는 공부하는 '척'을 정당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아마 대부분의 고3들도 이런 식으로 노력했다고만 말하고 정당화의 달콤함을 벗어나지 못한 건 아닐까? 나도 그랬잖아. 국어를 피했잖아. 실상은 한계를 정해두었던 주제에 많이 공부했다고 큰소리 뻥뻥 치고 다녔잖아."


국어의 메타 인지가 시작된 이후로 나에겐 기적이 일어났음. 작년까지 비문학에서 항상 재진술 선지는 전부 틀린 채 내용들을 겉으로만 햝던 나에게, 지문을 내 속도대로 읽은 뒤에 모든 표지가 실시간으로 시뮬레이션으로 띄워지는 기적. 우연이 아니었단 걸 확신하게 되었을 때 내 6평 성적표는 


국어 100

수학 96

영어 1

생1 50 

화2 50


분명 이 글을 여기쯤 읽은 몇몇은 아마 "수능 끝나고 말해라"라고 아니꼽게 보겠지만 그런 사람들보다도 난 국어를 확실히 못했음. 그래, 어쩌면 수능을 못 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난 분명 내가 작년의 내 국어와 달라졌음을 여실히 느낌. 어떤 수준이냐면, 이젠 수학보다 국어가 더 자신있음. 비록 9평 국어 점수는 망했지만 월, 화요일에 장염 때문에 학원을 가지 못한 채 감을 끌어올리지 못했던 것이기에 그렇게 신경쓰진 않음. 망했다는 것도 아, 다음엔 필히 오를 것이다 와 아..난 이 이상은 절대 못 올라가 이건 차이가 있듯이. 실제로 시데 서바 성적이나 실모 성적도 점수는 물론이거니와 시간 관리까지 안정화되었고.


조경민님 글의 타 칼럼들과의 차이점은 바로 '누구나 할 수 있다!'와 '정말 네가 노력을 하고 있을까? 아닐걸? 나대지 마. 너 노력 안 했어.', 얼핏 보기엔 모순되어 보이는 두 포인트의 조화였던 것 같음.


사실 이원준 선생님의 기초 강의가 어렵다고 하지만, 그리고 나도 어려웠지만, 그 강의를 사다리로 이용한 후 나만의 지도를 구성하니 실전 지문을 분석하는 이원준 선생님의 수업도, 지문을 읽는 도중 가동되는 나의 해석 체계도 전혀 복잡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음. 


자신의 성적이 정말 죽어라 연습해도 오르지 않는다면, 지금의 내가 "정말 죽어라 노력을 하고 있는 건지" 돌아보세요. 그 노력이 자신의 한계를 정당화하는, 굳건한 방화벽을 세우던 노력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저처럼.


이만 글을 마치며, ㅎㅇ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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