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연의 길을 따라 집요하게.
누적되는 생각들은 자신을 짓누릅니다.
밝은 생각은 따듯한 바람 처럼 밀도가 낮아
금세 하늘 위로 날아가버리지만
어두운 생각들은 찬바람 처럼 밀도가 높아
바닥에 쌓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불안'이라고 부릅니다.
수능을 앞둔 그대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련지요?
결정되지 않은 수능성적에 대한 막막함때문에.
일주일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도피감때문에.
작년의 악몽같은 기억의 짓누름때문에.
혹은 잘못 되었을 경우의 다음날에 대한 위기감때문에.
혹은 지금 까지 짊어져온 책임감 때문에.
아니라면.
충분히 준비한 뒤 가질 수 있는 자부심 덕분에.
지금까지 버텨온 자신에 대한 자긍심 덕분에.
시행착오는 이제 끝이라는 자기확신 덕분에.
혹은 내년부터의 삶에 대한 희망감 덕분에.
혹은 이제는 쉴 수 있다는 안도감 덕분에.
이러한 개개인의 생각들이
우리들의 '그날'을 대하는 태도를 결정해주겠죠.
인생은 상황과 태도의 사분면으로 나뉘지 않습니까?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가질 수 도 있고
긍정적인 상황에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죠.
이를 영국의 철학자 '러셀'은
'인간은 명랑한 염세주의자가 될 수도 있고
우울한 낙천주의자가 될 수도 있다.'
라고 이야기했죠.
삶은 마지막까지도 비논리적입니다.
우리는 태어남을 선택하지 않았지만
모든 '상황'들은 우리들 앞에 주어져있죠.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가족,친척,친구등 지인에게
'수능 잘봐! 화이팅!' 이라는
문자 혹은 카카오톡메시지의 갯수를 세다보면
어느새 수능시험장에 앉아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만큼만 시간이 남아있네요.
아마 이 상황은 누구에게나 똑같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상황을 대하는 '누군가'의 태도는
제 각각 이겠죠.
그대들은 어때요?
라는 질문을 하기전에
올해. 처음으로 수능을 안보게된
저의 이야기를 하려해봅니다.
수능을 3번이나 봤고(사실 4번..?)
실패했던 경험도 있기에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될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야기를 이어나가자면...
첫번째 수능은. 아니 수능체험은
고2때 한타임씩 늦게. 학원에서 본
435의 결과가 나온 수능이었죠.
저는 제 자신의 결과엔 별로 관심이 없었기에
수능시험을 보는 집 앞의 제가 나온 중학교에 들렀죠.
여학생들이 시험을 보더군요.
학교 정문에 서있으면서
이제는 고3이 된다는 야릇한 심정에.
수능본 학생들이 울며 뛰쳐나올까(?)하는 요상한 상상에
제 자신의 흐르는 생각들을 유지시켰습니다.
별거 없더군요.
소문(?)으로만 듣던 수험표를 얻기위해
시험보러온 공부에 관심없는 이쁘장한 아가씨.
그냥 터벅터벅걸어와 안아주는 아버지에게
고개를 끄덕인뒤 자가용안으로 들어가는 아가씨.
목에는 긴 목도리를 두른채, 선선한 날씨 속에서
투벅투벅 혼자 정문을 나가던 아가씨.
모두들 박수받을 만한 모습들 이었습니다.
나의 진짜 첫수능에는.
막판까지 놓지않던 기출문제 EBS.
친구들끼리의 진한 격려.
집에 필요이상으로 많이 들어온 초콜렛과 찹살떡.
고개를 끄덕여 주시는 부모님.
그리고 평소보다 1시간정도 일찍 침대위에 누운 나자신.
담담하게 부모님보다 더 담담하게.
평소대로 6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짐싸들고
가족과 걸어서 수능시험장으로 갔습니다.
두번째 수능은.
실패한 독학재수과정때문에.
'될대로 되라' 라는 식으로
컨디션관리만 하고 들어간 수능장이었죠.
역시 결과는 '될대로 되'버리더군요.
그리고 마지막 수능은.
미칠듯한 불안감과 기대감의 교차.
거지같은 익숙함.
혹은 잔인할정도로 익숙해진 노련함.
약간은 섭섭한 무관심까지.
언어로 규정할 수 없는 복합적인 감정에 굴복하고
그저 지금까지 견뎌온 자신에 대한 토닥거림으로.
그날을 맞이 했지요..
우리들의 '차이'는
동등한 상황에 벌어지는
제 각각의 '태도'에서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그런 '태도'로 규정되는 것이 자신의 '자아'이구요.
우연과 필연.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겉으로는 배치되는 두 단어입니다.
어떨때는 우연에 기대는 삶이 흥미롭고.
어떨때는 필연을 집요하게 따르는 삶이 자랑스럽습니다.
제가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고있지 모르겠는데.
아마 수능 3일 남은 그대들도 자기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지 모를겁니다.
제가 해주고 싶은 말은 그저
힘내라구요.
그저 투벅투벅 걸어나가다보면
끝이 나 있을 거라구요.
그 끝이라는 결과는 그냥 받아들이면 된다구요.
어쩌면 그 끝은 새로운 시작일수도 있다구요.
그러니 힘내라구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제목이 한석원쌤이 자주 하시던 말이라 들어왓긴햇지만 글 잘 보고 가요!
한석원썜이 자주하시던말 빌려온거에요~
과정에 따른 필연의 결과에 기적적인 우연이 조금 더 덧붙여졌으면 하는 고3 현역이 비교하지말자님의 글에 힘을 내고 갑니다. 항상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__)
화이팅 !!!
어렴풋이나마 느끼고있던건데 글로 정확히말해주시니 더욱 안정되네요 감사합니다
차분하게. 침착하게. 절실하게.!
마지막 힐링 감사합니다
마지막수능 화이팅!
위로가 필요했었나 봐요. 아침부터 눈물이 ㅠㅠ 감사합니다 이젠 끝내야죠 수능 막바지에 비교하지말자님의 글을 보고 싶다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글이 올라올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감사합니다!
수능끝난 다음날 아침은 웃으며 만납시다!
극도로 초조함 상태에서 이글을 읽습니다.... 누구나 겪는 것인 만큼 제 실력대로 최선을 다해서 보고 오겠습니다 화이팅!!!
필연의길을 따라 집요하게!!
화이팅!
이야.......필력이....상당하시네요...나중에 사적으로 알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
또 모르죠
수능끝나고 기회가 될지!
수능 잘보고오세여!
현역입니다... 말로는 계속 후회없이 했다고, 자신에게 꾸준히 용기를 주고 있습니다만... 많이 떨리네요.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그게 제 길이겠죠? 노력보다 못한 결과가 나올지라도, 하늘이 무슨 다른 길을 열어주려나보다..하고 있습니다ㅜㅜ 비교하지말자님 저번 글도 좋았는데, 마지막 응원 정말 감사합니다.. 수능깡패돼서 오겠습니다!
수능깡패 화이팅!
수능 발라버려!
성적이 하반기부터 자꾸 떨어지는데 나보다 못하던 친구는 쭉쭉 오르는 모습을보고 완전 절망했어요ㅠㅠ 꼭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했지만 못이겼죠. 십평땐이겼지만..ㅋㅋ 그친구는 이겼지만 원래성적은 회복이안되더라구요ㅠㅠ 수능다가올수록 공부도 더안돼고 집중을못했던것같아 후회되요. 그래도 남은시간 오늘내일..ㅠㅠ열심히해야겠죠?ㅜㅜ 수험생들모두홧팅
"최선이라는 말은 내 자신의 노력이 나를 감동시킬 수 있을 때 쓸 수 있는 말이다."
!! 자신을 감동시키는 마지막 스퍼트를 하세요!
끝까지 힘차게 걸어나가겠습니다 ㅎㅎ
좋은 글 감사드리고 마지막까지 모든
수험생 여러분들도 파이팅!!
모두다 화이팅!
감동적인 그날을 위해!
님글 작년 부터 올해까지 거의 다 정말 감명깊게 읽고 같은고민을 하고 계신거같고 가끔 답까지도 알려주셔서 참 좋아했는데요ㅋㅋ
마지막에 이렇게 또 좋은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ㅎ
비록작년보다 공부량은 적고 실력에 대한 확신도 적지만
작년보다 더 노련함과 익숙함과 담담함으로 이겨볼게요~ㅎ
좋은글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화이팅! 이제 새로운 시작이 우리를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