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의정문폭파 [735822] · MS 2017 · 쪽지

2020-08-25 00: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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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무너진 멘탈...나는 어떻게 의대를 갔을까? -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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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뒤늦은 지거국 의대 합격수기 씁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 공부하는데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1편을 안 읽으신 분들은 1편을 먼저 읽고 와주세요.

1편링크 : https://orbi.kr/00031727632


저는 고3 3월모의고사를 본 뒤 바로 정신을 차렸습니다. 일단 인서울 의대를 가려던 생각은 접고 현재 제 내신으로 갈 수 있는 의대는 어디일지 생각했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전남대의대 교과전형이 수능최저등급이 높아 합격 커트라인이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돼, 제 내신으로도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후 두 달 동안 방치되어 망가져버린 제 상태를 하루빨리 회복하는데 집중했습니다. 생활습관부터 바꿔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매일매일 수면시간이 다르면 공부시간이 다르기에, 새로운 공부계획을 짜는데 쓸데없이 힘을 써 피곤해집니다. 이를 없애기 위해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려 노력했습니다. 불필요하게 쓰는 시간을 줄이고 공부에만 집중해도 수능까지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3학년때는 내신 시험 2주전부터만 완전히 내신 공부에 투자했습니다. 내신 시험이 끝나는 순간 쉬지 않고 다시 수능 공부에 몰입했습니다. 


그렇게 6월 모의고사를 치렀습니다. 유의미한 성적향상에 약간의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수시 원서를 준비하는 시기가 되자,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과에서 1등을 하고 있는 친구가 서울대 지역균형을 쓰지 않겠다고 하여 저에게 기회가 넘어온 것입니다. 담임선생님께서는 서울대 의대는 힘드니 서울대 치대를 지원해보는게 어떻냐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때 저는 제 수험생활 중 가장 후회되는 선택인 ‘서울대 치대 지원’이라는 결정을 하고 맙니다. 


저에게 포기했던 인서울의 꿈이 다시 생긴 것입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탐구 투과목을 준비하지 않았으면서 갑자기 서울대 지역균형을 써보겠다고 투과목을 시작하고, 자소서 작성, 준비도 안된 생기부 관리를 한다는 것은 말도 안됩니다. 그리고 수능공부를 하는 지금의 생활패턴이 망가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욕심을 버리지 못했고, 7월말부터 8월까지 종합 전형을 지원하는데 시간을 쏟게 됩니다. 또한 이전에 공부하던 화학1을 포기하고, 화학2를 시작하게 됩니다. 9월 모의고사 공부만 해도 모자랄 판에 종합 전형을 준비하는데 모든 시간을 투자한 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저는 9월 모의고사에서 역대 최악의 성적을 받게 됩니다. 23243(국수영물1화1)이라는 성적을 받게 됩니다. 이 성적은 의대 최저는 커녕, 서울대 최저 등급도 맞추지 못할 성적입니다. 저는 이때, 잘못하면 지원한 대학을 모두 떨어지고, 재수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수능 과목 접수도 화2로 해버렸습니다. 지나가버린 일입니다. 화2를 제외하고 나머지 과목들로 최저 등급을 어떻게든 맞춰야겠다 다짐했습니다. 


수능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저는 먼저 모의고사를 푸는 감각부터 찾아야했습니다. 수능공부에만 몰두하던 때를 다시 생각했습니다. “수능을 망쳐 재수를 하면 어떡하지”라고 생각하기보다, 현재 제가 공부하고 있는 방향에 확신을 가지고 남은 기간을 보냈습니다. 다행히 조금씩 공부하던 감각이 돌아왔고, 실전모의고사를 풀면서 실력이 오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3학년 2학기때도 내신 시험과 수행평가는 여전히 존재했습니다. 학교 선생님들께서는 재수를 하더라도, 수시는 여전히 대입을 위한 카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졸업생들은 수시 원서를 쓸 때 대학에서 3학년 2학기 내신까지 반영하니, 절대 2학기 내신을 포기하지마라 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정말 절박한 상황이었습니다. 올해 입시와 관련 없는 2학기까지 생각할 여유는 없었습니다. 시간을 뺏는 수행평가는 하지 않았고, 내신 시험은 시험 보는 시간이 아까워 전날만 늦게까지 공부하고 시험시간에 잠을 잘까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생활패턴읊 다시 맞추는데 필요한 시간이 더 아깝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내신 시험을 통해, 시험 때의 시간관리 능력을 기르기 위해 내신 시험을 봤습니다.


수능 전 주 월요일부터는 수능 시간표 그대로 학교 일정이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수능당일날을 위해 수능 전까지 매일을 수능이라고 여기며 반복 시뮬레이션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수능 당일 늦게 잠들 것을 고려해 1시간 일찍 잤습니다. 그리고 정한 시간에 일어나 7시50분 까지 학교에 갔습니다. 국어 시험 때 갑자기 글을 읽으면 잘 안 읽힐 것을 대비해, 시험 시작 전 아침에 그 해 평가원 지문들을 읽는 연습을 했습니다. 또, 수학 시간이 100분이니 100분동안은 공부에 완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수능 날 영어듣기 시간에 졸릴 것을 방지해 일주일간 점심을 적게 먹었습니다. 


대망의 수능 날, 국어 시험이 시작되었고 평소보다 많이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으나, 마인드 컨트롤을 했습니다. 제가 어려우면 다른 학생들도 다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부족할수록 글을 급하게 읽기보다, 오히려 침착하게 읽어야 문제를 더 빠르게 풀 수 있다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부족해, 마지막 한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했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고, 바로 다음 과목에 집중했습니다. 수학은 큰 문제없이 평소대로 풀었습니다. 영어도 어렵다고는 생각했으나 침착함을 유지하며 제 시간에 풀었습니다. 탐구시간에는 물리가 매우 쉽게 출제 됐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한 문제라도 틀리면 안되겠다 생각하여 남는 시간 동안 검토를 반복했습니다. 마지막 화학2 시간은 풀 수 있는 문제는 풀고, 풀지 못하는 문제들은 찍고 난 후 시험이 끝날 때까지 마음을 비웠습니다. 


수능이 끝나고, 제가 받은 성적은 11225(국수영물1화2)입니다. 이 성적으로는 서울대 지역균형 최저는 맞췄으나, 전남대 의대 교과 전형은 최저를 맞추지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영어나 물리 중 1문제만 더 맞았으면 합격할 수 있었다는 생각에 너무 아쉬워 좌절했습니다. 그래도 국어, 수학이 노력한 대로 성적이 올라 가능성을 봤다는 것에 안도하며 재수를 결심했습니다. 현역 때 서울대 치대 지역균형 전형은 면접을 철저히 준비해 면접 당일 대답도 괜찮게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의대 생기부인 학생이 치대에 지원해서 그런지, 혹은 내신이 다른 학생들에 비해 낮아서인지 합격하지 못했습니다. 정시 원서 접수 기간에는 원서 지원을 연습한다는 생각으로 탐구를 1과목만 반영하는 대구한의대 한의예과에 지원하였고 합격했습니다.


3편은 재수 생활에 대한 내용입니다. 곧 올리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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