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하지마 [940907] · MS 2019 · 쪽지

2020-07-11 23:30:43
조회수 3,946

오늘의 응원메시지 [가능과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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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힘마입니다.
오늘은 얀드브님 응메시리즈, 그 여섯번째 주자가 되어 메시지를 남기네요.

현역인 제가 감히 수능공부에 대한 조언을 드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주 당연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제가 현타오고 힘들때 다시 자리에 앉게 해줬던 생각들입니다.

그냥 말하긴 재미없으니 썰이라도 풀까요?ㅎㅎ
제가 고1때 첫사랑에게 한 눈에 반핻는ㄷ...


anyway,,

ㅡㅡㅡ
그날은 야자를 하다가 독서실에서 뛰쳐나온 날이었습니다.

그날따라 학교 독서실은 어찌나 텁텁하고 답답한지,
제 곁의 국어영어수학화학지구과학문제집들이 저를 옥죄는 기분이었습니다.

정시로 돌리고나서의 선생님들과 친구들의 시선,
제 뒤에서 나오는 여러 소문들.
네 선택에 책임을 지라는 어머니.
수십차례 그어서 피딱지가 앉은 손목과 허벅지.
카페인 과다복용으로 일주일에 몇 번씩 오는 심실세동.
모든 것들이 너무 괴로웠습니다.(당시 우울증이 심했습니다)

그리고 수만번째 드는생각,
'내가 지금 하는 공부가 의미가 있을까? 난 성공할 수 있을까?'


막막한 생각에 그냥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가 학교 구름다리 위에 서게 됩니다.
꽤나 선선하고 바람이 시원했던 날이었습니다.

'여기서 떨어지면 잘만 하면 죽을 수 있을거 같은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숨을 크게 들이쉽니다.
'그래, 죽긴 뭘죽어, 쫄보가ㅋ'
다시 숨을 크게 들이쉽니다.
'하..내가 해낼 수 있을까?'
다시 숨을 쉽니다.
'그냥죽을까시발'

그렇게 40분이 흘러서야 안정을 찾습니다.
야자 쉬는시간 종이 칩니다.

그리고나서 또 다시 드는 생각,
'난 성공할 수 있을까?'

이날 저는 한 시간동안 당연한 걸 깨닫습니다.

'우선 해보고 생각해보자'

당연합니다. 아직 한 번도 해보지 않았기에 모르는 것입니다.
최선을 다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수능날이 아직 한참 남았기 때문에,
아무도 모르는 것입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고 끝내지 못했습니다.
아직 끝내지 못했지만 끝나지 않았습니다.

불가능하다해서 물러날 곳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가능하다해서 마음놓고 설렁설렁 공부할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아무것도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가능여부를 따지는게 웃겼습니다.

이 생각을 또 한참동안 합니다.
생각을 해보고 또 해보지만 참 맞는 말이라 괘씸합니다.
그리고 '에라이 시벌꺼!'하며 자리에 돌아가 묵묵히 수학문제를 풀었습니다.
ㅡㅡㅡ



옛말에 [진인사대천명]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의 할 일을 다 하고 하늘에게 맡긴다.

저는 이 말을 참 좋아합니다.
우선 사람의 할 일을 다해놓고 생각해보자는 겁니다.
그 결과가 어찌됐든 저는 할 일을 다 한 겁니다.
제 딴에는 할 일을 다 했으니 결과는 하늘에 맡깁니다.

할 일도 다 못해놓고 하늘만 믿는다? 어리석습니다.

진심을 다했다면 그것으로 후회는 없고,
진심을 다했어도 아닌 것에는 미련할 필요도 없습니다.

여러분은 오늘 하루 할 일을 다 하기위해 노력하셨습니까?
진심이 아니었으면서 하늘만 믿진 않았나요?
가능과 불가능의 경계에서 자신과 타협하며 시간을 낭비하시진 않았습니까?

이상 김힘마의 응원메시지였습니다.
부족한 필력에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쓰고나니 글이 너무 어지러운거 같기도...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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