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제 입시판 떠납니다.
내년 준비하시는 분들은 열심히 하셔서 꼭 성공하시고, 올해 정시, 수시, 6교시 원서영역 남으신 분들도 잘 마무리 하시기 바랍니다.
2011년은 정말 내 인생에서 최고로 열심히 살았던 한 해였어요.
저는 빠른 91년생인데,
2011년 1월 지금 제가 다니던 학교에 한 해 먼저 입학한 친구가 반수를 꼬드겨(?) 하게 되었죠.
근대 수시 추합기간에 그 친구는 망했다고 걍 아무데나 썻다고 하더니 한의대로 붙어서 떠나더군요. 저만 혼자 남기고 말이죠. ㅋㅋ
결국 혼자 3월부터 공부 시작했습니다.
목표는
1. 무휴학반수
2. 1학기 전체학점 4.0이상 2학기 중간까지 3.5이상
3. 태어나서 처음치는 토익 공부하서 카투사 지원
4. 의대 합격
5. 최소 2/3 장학금
무휴학으로 반수하면서 1학기 시험기간에는 1주일간 거의 학교에서 살았습니다.
일반물리 미적분학은 전부다 반1등했고 일반화학은 화2 1등급이라고 까불다가 B+맞았죠.. 영어는 A0 나머지 교양도 그럭저럭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틈틈히 수능도 3월부터 시작했습니다. 영어가 가장 약해서 영어 기본부터 다지기 시작했죠.
어휘끝, 해석이론만 6월까지 5번 돌렸어요. 언어,과탐은 아예 안했고, 수리는 실력정석 전권 다돌리고(예제, 유제, 연습문제 다 품) 교과서 숨마쿰까지 제대로 싹 다 정독했습니다.
8월 방학이 되고나서는 10월 20일까지 집에서 10일 잔걸 제외하고는 아예 학교 도서관과 주변 헬스에서 먹고 자고 씻고 다 해결했어요.
토익 준비도 시작해서 0점부터 840점까지 올렸고요(듣기가 계속 200점대여서 무지 힘들었습니다.).
수능도 기출 시작했습니다.
외국어는 EBS 시작해서 방학 끝날 때 쯤 전권 다돌렸었습니다.
과탐도 기출 다시 싹 다 정리해서 각각 70p분량의 정리자료 만들었고요.
아침 7시부터 새벽 2시까지 공부한 거 같네요. 조금 많이 피곤한 날은 12시에 도서관 책상에서 잔적도 많고요.(30%정도)
낮에는 집중력 안떨어뜨리려고 사력을 다했죠. 스톱워치로 지금 하고 있는 것들 시간 계속 체크하면서 효율 안떨어뜨리려고 무지 노력했습니다.
2학기 시작할 때, 원래는 저 생활을 방학이 끝남과 동시에 그만두려고 했는데, 그럴 수가 없더군요. 수능이 가까워지니까요.
계속 했습니다. 학점도 계속 준비하고요. 2학기 중간학점 3.9
결국 수능도 10월 20일 쯤에는 EBS 3독 완료하고, 수리 기출 거의 4~5번 돌렸고, 과탐도 200p정도의 만들어 놓은 기출 자료 미친듯이 보면서 보완했습니다.
수능전 까지 EBS 한번 더 돌리고 수리 모의고사를 풀었죠. 언어는 비문학 정도만 하고요.
수능 전날, 10월 교육청을 풀었습니다.
공부 비문학만 찔끔찔끔하던 언어는 100이 나오고
수리는 풀고나서 40분남아가지고 1번부터 천천히 점검해서 실수 4개 잡아서 답 수정했는데, 실수 2개 더 못잡에서 2등급 뜨더군요?
(이때 뭔가 불길한 느낌이 드었습니다. 작년에도 쉬운 시험은 30문제중에 보통 실수 6~7문제해서 답 4~5개씩 수정했었습니다. 올해는 실력정석으로 계산연습도 많이해서 안그럴 줄 알았죠. 솔직히 무서웠습니다.)
외국어 과탐는 안풀었고요.
수능결과는
공부 거의 안한 언어는 96
수리는 30번빼고 현장에선 개깔끔하게 다 풀고 86
가장 열심히 공부한 외국어는 재수 이후로 처음으로 어법틀리고 96 2등급...
물1 43(19번 틀리고 2점짜리 2개나감)
생1 37..(근 3년간 최하점)
화2 47
카투사 탈락
지금 있는 공대도 못 올 성적 받았네요. 카투사는 떨어지고요.
하루 15~20시간씩 10개월 공부한 결과는 0입니다.
학교 아는 사람 5명 있고요. 주변 친구들 관계 다 박살났습니다. 내년 1월 현역 가야 합니다.
세상에는 10년 20년 한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 되시는 분들에 비하면 별 거 아닐 수도 있죠.
그래도 뭔가 답답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합니다.
어쨌든 수능은 이제 그만두려고 합니다. 빠른 91의 나이로 이제 군대 들어가네요.
2학기 기말 마무리 잘 하고, 군대 다녀와서 진로를 고민을 해봐야죠.
앞으로 살 날에 올해보다 더 힘든 날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올해 이렇게 산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여하든 저는 입시판 떠납니다. 동생들 수능이나 좀 봐주고 이젠 수능 근처도 안 갈 겁니다. 2011년 이 불안하고 답답했던 심정 평생 안 잊으면서 열심히 살겁니다.
장수 조장하는 오르비는 오늘부로 탈퇴할 거고요. 즐거찾기에서도 지울 겁니다.
여기서 도움도 굉장히 많이 받았는데, 뭔가 '수능 망함=인생 망함'이라는 느낌이 계속 풍겨와서...
저는 이제 몇 안남은 친구 하나 만나서 점심이나 먹고 일반물리 월요일 2차시험 준비하러 가보겠습니다.
내년 수능 준비하시는 분들 올해 원서영역 들어가시는 분들 꼭 제 운까지 얹어서 성공하세요. 꼭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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