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찬우 [677168] · MS 2016 (수정됨) · 쪽지

2018-07-24 03: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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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준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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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얕은 물인 줄 알았고, 이후에는 속 깊은 강인 줄 알았으며, 한 발씩 내딛다보니 마르지 않은 망망대해의 깊이였음을 7번의 만남 끝에 알게 됐다.


그가 이데올로기와 사랑의 심해에 걸려 올라오지 않았을 때, 나는 무엇을 그토록 열망했고, 무엇이 그토록 슬펐기에 그를 붙잡고 울분을 토했던가.


사북자리를 맴돌며 돌아갈 수 없는 밀실 속 광장에 가슴 아파하며, 그래도 이후의 세계에서 활짝 웃는 그대를 만나겠다 다짐했었다.


나에게 이명준은 수만호의 빛보다 빛나는 단 하나의 청년.


수많은 이들이 짙은 회색의 그를 욕할 때마다 나는 그와 함께 했고 그와의 동행에 단 한 번의 후회조차 없었다.


씨의 세상은 돌아보니 지독하리만치 값진 삶이었던 것.


고맙고, 미안하고, 영광이었다.

삼가 명복을.


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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