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서독 [383625] · MS 2011 (수정됨) · 쪽지

2017-06-05 18: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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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인성면접이 어려운 이유(feat.세종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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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 아들 문종의 세자빈을 들일 때의 일이다. 첫 번째 세자빈은 상호군 김오문의 딸 휘빈 김씨였다. 그런데 문종이 휘빈을 가까이 하지 않아 초조해진 휘빈은 써서는 안 될 사술을 쓰고야 말았다. 궁녀를 닦달해서 알아낸 사술은 두 가지였는데 첫째는 남편이 총애하는 여자의 신발을 태워 그 재를 술에 타 남편에게 먹이는 것으로, 그렇게 되면 남편이 부인과 가까워지고 신발 주인과는 멀어진다고 했다. 이에 휘빈은 문종이 총애하던 궁인들의 신발을 훔쳐냈으나 술을 먹일 타이밍을 만들지 못해 실패했다. 둘째는 뱀 두 마리가 교접할 때 흘리는 정기를 수건으로 닦아 몸에 지니고 있는 것으로, 그렇게 되면 남편이 가까이 온다고 했다.


일국의 세자빈이 투기를 부리는 걸로도 모자라 사술까지 썼으니 용서 받기는 어려웠다. 세종은 그녀를 폐서인으로 삼고 궁 밖으로 내쫓았다. 그리고 서둘러 두 번째 세자빈을 간택하려는데 이때 세종은 세자빈을 뽑을 때 외모도 봐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문종이 휘빈을 가까이 하지 않은 까닭이 혹시 그녀가 못 생겨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서였다. 세종은 세자빈 후보들을 창덕궁에 한데 모아 놓고 외모까지 꼼꼼하게 보고 뽑겠다고 했다. 이에 모든 신료들이 찬성했는데 유독 허조만 반대했다.


"한 곳에 모아 놓고 뽑게 되면 오직 얼굴만 보고 덕은 보고 뽑지 않게 될 것입니다."


허조가 이렇게 반대하자 세종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잠깐 본 걸 가지고 어찌 그 덕을 알 수 있으리오. 이미 덕으로서 뽑을 수 없다면 용모로서 뽑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자 허조도 수긍했다.


그렇게 얼굴까지 꼼꼼하게 따져서 뽑은 사람이 바로 종부소윤 봉여의 딸 순빈 봉씨였는데... 휘빈이 그냥 커피면 순빈은 T.O.P였으니 세종 치세의 유일한 흑역사라면 바로 이 시기였다.



세종대왕도 알고 이기상도 알았던 인생의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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