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숲냥이 [689798] · MS 2016 (수정됨) · 쪽지

2017-05-07 23:05:17
조회수 8,213

(긴글주의)서울에 올라가며 쓰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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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시절, 300명 가운데 45등으로 입학하고, 아버지께, 어머니께 공부좀 잘 해보라는 소릴들으며 공부한게 떠오른다.

 처음엔 심화반을, 그 다음엔 기숙사를, 이과 내신 1점대 초중반을 목표로 나름 열심히 공부했다.

 당시 내 목표였던 서울대생명과학부 입학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선행을 하고온 친구들을 보며 주눅이 들면서도, 성적이 오르고, 서울대에 입학할거라는 막연한 목표를 위해 공부했다.

신기했다. 성적이 오르는게....

1학년 성적2.6->1.5를 이루고, 뭐든 해낼수있을것 같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2학년에 들어가자 공부잘하는 애들이 전부 이과에 있는것 같았다. 그 사이에서도 내 방식대로 공부를 했다. 성적이 안 올랐다........

공부량은 늘었는데도 성적은 2.0으로 떨어졌다...

서울대는 종합적으로 평가하니 괜찮을거라는, 2학기부터 쭉 올리면 된다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생명과학이라는 분야를 더 알기위해, 책을 읽고, 책을 읽으며 의문을 품은것을 바탕으로 동아리에서 실험을 하고, 발표하고, 그렇게 살았다. 학교시험이라는 부담을 떨치기 위해 독서와 동아리에 특히 열심이었다.

서울대만을 위해, 과학탐구 ll+ll 가산점을보고, 2학기부터 화학2와 생명과학2를 공부했다. 주위친구들은 모두 탐구2를 미친짓이라며 나를 말렸다.....,

그렇지만, 단지 수능을 위해서가 아니라, 수능 이후를 생각하며, 내 선택이 올바른 선택이라고 스스로를 달래며 화2생2를 준비해갔다....

2학기에 참 진귀한 경험을 했다. 가장 자신없던 국어과목을, 기말고사에서 99점을 받았다. 사람이 극복불가능한건 없다는걸 알게 됐다. 

그런데수학 3과목이 모두 3등급이 나왔다. 나머지 과목은 모두 성적이 올랐는데..... 수학을 보고 앞이 막막해졌다.... 

내신으로는 가망이없다는 생각, 독서, 교세특, 동아리, 진로, 창체 등을 닥치는데로 챙겼다. 특히 독서를 챙겼다. 독서를 바탕으로 모든 비교과활동이 시작됐기때문에....

3학년은 바쁘게 흘러갔고, 3학년 내신 1.79, 총 내신은 1.98정도가 나왔다. 

학종은 서울대 하나만 써봤다 다른곳은 논술을 지원했다..... 

자소서를 쓰는데 꼬박 한 달을 소모했다.... 

수능은 망쳤다. 평소 믿고있던 화학2때문에......


수능 다음날 수능을 못 본것에 대해 부모님은 추궁하셨다...... 부모님의 추궁에 마음이 아팠는지, 서울대학교 1차합격에 눈물을 흘렸다....

1주일간 대치동에서 논순, 생명과학 구술을 준비했다...( 성대논술은 준비도 못했다.....)

서울대학교 구술을 보는데 생물내용이 쉽게나와 구술준비한게 너무나 아까웠다. 화학은 산염기평형의 내용이 나와 무척이나 반가웠다. 그런데 문제 설명이 끝나니 15분이 지나가 있었다.... 피드백없이, 고사장을 떠나자 불안감이 가득했다(정작 열심히 준비한 생명과학 구술은 고대논술에서 도움이 됐다). 모든 미련을 버리고 광주로 돌아왔다...


오르비를 보며 대학 합격자 발표를 기다렸다. 성대논술에 합격했다.... 재수는 안 하겠다는 안도감에 휩싸였다. 고대논술은 기대도 안했는데 최초합이었다....어머니와 손잡고 날뛰었다...  그런데...  합격에 서울대는 없었다..... 

고대합격을 축하하며 빕스에 간 날, 서울대학교 추가합격에 눈물을 흘렸다.... 부모님의, 누나의 모교로만 보였던 그 학교가 내 모교가 된다는게 믿기지 않았다.  그동안의 노력, 과학 탐구의 선택이 헛된것이 아니라는걸 깨달았다... 공부못하는 나의 합격을, 오르비 사람들은 (아마도)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대학에 합격한 나는 고등학교에 입학할 당시의 나에 비해 많은 성장을 이뤄냈었다. (내 실력에 의문을 품고 걱정하셨던 부모님, 특히 아버지께서는 고대논술에 합격하고서야 내가 공부를 열심히 했다는 것을 깨달으셨다.) 20살이 된 나는, 또다른 관심분야인, 환경에 대한 공부를 하기위해서, 산림과학부에 입학했다.


지금은 오르비에서 잡담을하고, 씹노잼 드립을 퍼나르고있지만, 언젠가 하고싶은게 있다. 오르비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점수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자신을 성장시킬 방법을 찾아 성장하라고 말하는 것이다. 본인이 성장할수있음을 입증하라고 말할것이다. 문제가 많은 한국의 입시 시스템 안에서, 진정으로 자신이 즐겁게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찾으라고. 노력이 헛되지 않을 거라고....


ps)기차안에서 폰으로 글을 써서 글이 엉망이네요;;

가끔 22Goat라고 하는분들께, 다른분들에 비해 제가 한참 공부못하는것만 알아주세요^^ 기만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제가 봐도 전 한참 부족합니다.

  그냥 생각나서 쓴 글인데, 필력도 별론데, 여기까지 읽어주셨다면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 만약 현역 학생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포기하지 말고, 도전해보자는 마음을 갖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도움이 안 되겠지만,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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