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백 - 『느낌 수능뭣같은』 (올해 응시한 사람 공감)
함이정 : 처녀 때 난 생각했었지. 의대 다니는 아들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아플 때 항상 날 챙겨줄 든든한 내 아들…… 그러다가 너를 느꼈고…… 네 느낌과 이야기하길 즐겼다. 사람들은 나 혼자 중얼중얼거린다고 괴상하게 보더라. 사실은 너와 나, 둘이서 함께 인강을 듣고 있었는데…….
조숭인 : 처음부터 다시 이야기해 주세요, 어머니.
함이정 : 처음부터……?
조숭인 : 네. 제가 태어나기 전, 어머니의 처녀 시절부터요. 그
때 두 분 아버지의 성적은 어땠죠?
함이정 : 그땐 좋았다. 두 분 다 우리 집에서 가족처럼 살면서,
우리 아버님한테 수능을 배우는 제자였지. 그런데 어느
날, 스승인 아버님이 자습실에 가 보니까 두 제자들이
자릴 비우고 없었어. 몹시 화가 난 아버님은 집 안으로 들어와
제자들의 이름을 부르셨지. “동연아! 서연아!” 아버님 목소리
가 어찌나 쩌렁쩌렁 울렸는지, 천 리 밖까지 들릴 것 같더라.
(조명, 밝게 변화한다. 한가운데 펼쳐 있던 천막이 접혀지면서 무대
천장 위로 올라간다. 함묘진의 집. 함묘진이 성난 모습으로 등장한다.
함이정과 조숭인은 서연의 실전모의고사, 공책, 샤프 등을 무대 밖으로 갖고
나간다.)
함묘진 : 동연아! 서연아! 어디 있느냐?
함이정 : (무대 밖에서) 여긴 없어요, 아버지.
함묘진 : 여기 집 안에도 없다……?
함이정 : (무대 밖에서) 내가 나가서 찾아올까요?
함묘진 : 넌 가만 있거라. (다시 외쳐 부른다.) 동연아! 서연아!
(교복을 벗고 후줄근한 츄리닝을 입은 함이정과 조숭인, 무대 안으로
나온다.)
조숭인 : 할아버지 목청은 왜 저렇게 커요?
함이정 : 귀머거리도 영어듣기를 다 맞을 정도야. 그치?
함묘진 : 동연아! 서연아!
(동연과 서연, 등장한다. 그들은 당황한 모습으로 함묘진 앞에 선다.)
동연, 서연 : 부르셨습니까?
함묘진 : 자습실엔 너희들이 없더구나!
동연 : 죄송합니다. 잠깐 밖에 나가 있었습니다.
함묘진 : 밖에는 왜?
동연 : 말다툼 때문에…… 서로 의견이 달라서요.
함묘진 : 말다툼?
동연 : 네.
함묘진 : 서연아, 네가 다툰 이유를 말해 봐라.
서연 : 송구스럽습니다…….
함묘진 : 너흰 생각도 성적도 똑같았다. 그런 너희들이 말다툼을
하다니, 도대체 다르다면 뭐가 달랐더냐?
서연 : 동연은 투과목을 선택하면 그 속에서 깊은 사고를 하고 의대를 쉽게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함묘진 : 그런데, 너는?
서연 : 그런데 저는…… 투과목을 선택해도 결국 백분위와 표점이 안 나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했습니다.
동연 : 사부님, 서연을 꾸짖어 주십시오. 서연은 쓸데없는 주장
으로 저를 강대에 보내려 합니다.
(중략)
(서연과 함이정, 일어선다. 국어 수학을 보고 점심시간에 복도로 나온다. 이번 수능은 망했다는 소리가 점점 복도에 울려 퍼진다. 조명, 학생들의 분주함을 나타낸다.)
함이정 : 국어 수학 완전 망했어요, 서연 오빠. 제 노력은 여기서 끊겼어요.
서연 : (자기 가방으로 다가가서 두 손으로 도시락을 꺼내며) 너도
꺼내렴. 배고플 텐데…….
함이정 : (서연 곁으로 가서 가채점표를 바라본다.) 가채점표에
비쳐 보여요, 제가 틀린 문제가…… 틀린 문제 뒤엔 성적표가…… 성적표
뒤엔 강대가……. (밥을 떠서 먹는다.) 그나마 밥은 맛있네요.
(서연, 장난스럽게 수험표를 마치 눈덩이처럼 뭉치는 동작을 한다.)
함이정 : 오빠…… 뭘 하는 거죠?
서연 : 재수 할거다.
함이정 : 재수요?
서연 : 의대 가려는 장수생도 많은데, 재수라고 안 될 건 없지.
(서연, 교실 안으로 들어가 구겨진 수혐표를 책상에 놓는다.
수험표의 느낌도 없고 형태도 알아 볼 수 없다.)
함이정 : 오빠, 그래도 남은 과목 힘내서 봐요.
서연 : (가방을 싸고 교실을 나오며) 난 이제 강대로 간다.
함이정 : 서연 오빠…….
서연 : 넌 나중에 등록해.
함이정 : (손을 흔든다.) 그래요, 오빠…… 먼저 가요. 나는 나중
에…….
(서연과 함이정, 잠시 복도에서 서로를 바라본다. 조숭인이
책상 앞에 앉아 실모를 푸는 중이다. 복도끝 계단,
눈부시도록 밝아진다. 때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함묘진이 다급하게
가방을 챙기면서 들어온다. 그는 책상 옆을 지나 복도를 지나간다. / 코러스(수험생)들, 고사장을 퇴실하는 서연을 배웅하듯이,
따라가듯이, 마중하듯이, 서연과 함께 어우러져 춤을 추며 간다. 복도 끝 계단, 눈부시도록 빛이 밝다. 함묘진이 다급하게 가방을 챙기면서 들어온다.)
조숭인 : 할아버지, 어딜 그렇게 급히 가세요?
함묘진 : 이번 수능은 불수능이야! 국어부터 헬이라고!
(함묘진, 가방을 멘다. 그는 서연의 뒤를 따라 빛 안으로 들어
간다. 무대 조명, 변화한다. 동연, 등장한다. 그는 조숭인에게 다가와서
성적표를 내놓는다.)
- 「느낌, 수능뭣같은」-
*새벽에 심심해서 한번 생각나는대로 써봤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그렇다구요.
-
책꽂이에 쌓아두기엔 뭐한데
-
충격 실화 2
100만덕이 되기 이전 예전에 아는 오르비언을 통해 10만덕정도 돈주고 샀읍니다
-
여기서 죽으면 하메네이도 비상임 후계자 언제찾아 지도늙어뒤질양반인데
-
코코낸내
-
이미지 써주세요 18
-
이건 너무 일이 커졌어요 아까 말한 증거자료 삭제한 건도 그렇고 ---측도 떳떳하지...
-
이미지 교환해드립니다 14
어?
-
노뱃으로는 못하는 정도의 수위의 똥글을...
-
뭐가 더 있던데
-
100만덕 넘게 했어요 잘했죠..?
-
이미지 써줘 6
-
저도 이미지 11
맞이미지 써드리무니다
-
이미지 써줘 24
넵
-
악천후로인한 헬기비상착륙 이란대통령과 외무장관 사망가능성있음 참고로 라이시대통령은...
-
이게 그 나라에서도 그런다고? 싶은것들이 있어서 신기함 1. 미국에서도 술자리에서...
-
이미지 써주세요 7
30분에 잠 ㅇㅇ
-
본계로 팔로우한 사람 누구임? 아니 뭐 아무도 팔로우 안돼있는데 무서워요 님아
-
이미지 써드림 44
저능아라 사람 기억 잘 못해서 기억나는분만 ㅇㅇ
-
심멘.. 3
사랑해요 심찬우
-
이제 더 이상 그럴 수 없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다.
-
우승은물건너갓네 2
2대0이라니.. 필포든..
-
목동 일반고를 다니고 있는 학생입니다. 일반고에서 국숭세단 또는 그 이상의 자연계열...
-
나도 이미지 10
써줘
-
늦은 ㅇㅈ 메타 참전 36
일어나기 귀찮아서 걍 찍음
-
써주세요!!
-
완료.. 새책 생1 상크스랑 마더텅 일괄로 당근함 일괄 40000이면 개꿀맞나
-
이미지 4
써주세요 (선생님아님(
-
나도 살빼야지 1
일단 대학부터잉
-
ㄹㅇ 뭐지다노
-
저는 고1 학생입니다 국어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알고 싶어 글을 올려요ㅜㅜ 저는...
-
알아서하쇼... @th05_study_file
-
감사합니다
-
어른든ㅇ의 은료수 겆ㅂ나 써요
-
직업과 경제 - 테크니션이란 무엇인가?(feat.의사에 대한 오해) 1
우리가 문제를 풀 때 테크닉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이런...
-
내년엔 나도고대 3
갈건데?
-
전반적인 분위기가 많이 다른 편인가요?
-
같은 짓 한거 아닌가?
-
눈 비교해보니까 19
친구한테 성형했냐? 듣는 이유는 알겠네 ㅋㅋ
-
쥰내 심심함 2
ㅠ
-
옛날 본계 9
팔로워 인증
-
여러분들의 생각을 솔직하게 적어주세요 아무런 상처도 안받습니다 좋은 말이든 싫은...
-
좋운일이 생길거에요
-
인류애 하락 1스택 추가 겉으로 되게 애쓰는 척 위하는 척 하는 사람들이 뒷통수...
-
이제는 비슷하거나 여자가 더 많은거 같은.. 왜지
-
국밥 먹고 싶다 1
테레비에서 이런 것도 나오데
-
사람얼굴될듯
-
ㅇㅈ 14
이제슬슬위증을할때가되긴됐어
ㅁㅊㅋㅋㅋ 어디 출처인가요
새벽에 심심해서 제가 썼습니다 ㅎㅎ
오 필력굿
감사합니다ㅋㅋ
아 올해 국어 시나리오지문이구나...
ㅋㅋ넵
ㅋㅋㄱㅋㅋㅋ엌ㅋㅋㅋㅋㅋ
크크크크크킄크크크크크크크크킄크크크크크크크크킄크크크크크크크크킄크크크크크크크크킄크크크
올려!
감사합니다ㅎㅎ~
재미있네요 ㅎㅎ
ㅋㅋㅋㅋㅋㄱㅋㅋㅋㅋㅋㄱㅋㅋㅋ 개꿀잼ㅋㅋㅋㅋㅋ
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뜬금포지만 이거 사설에서 하도 많이나와서
걸러질줄알았는데..ㅠㅠ... 암튼 잘보고갑니다
ㅋㅋㅋㅋㅋㅊㅋㄴㅋㅋㅋㅊㅋㅋㅋㅋ
귀머거리도 영어듣기를 다맞을정도얔ㅋㅋㅋ
가륏 가륏
ㅋㅋㅋㅋㅋ할 게 없어서 지루했는데 웃고 가네요 ㅋㅋㅋ
ㅋㅋ감사합니다ㅎㅎ~
ㅋㅋㅋㅋㅋ
한국사 응시안해서 성적표 안나오겠네
예리..
ㅋㅋㅋㅋ 현웃 ㅋㅋㅋㅋ
이거 어디 모의인가에서 풀었는데 마침 수능때 나와서 잘풀었던 기억이..
서연은 쓸데없는 주장으로 저를 강대에 보내려 합니다.<<
ㅋㅋㅋㅋ